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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54) 검찰총장은 27일 혼외(婚外)아들 의혹이 사실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는 법무부 감찰관실의 발표 이후에도 굳게 입을 다물었다.

채 총장의 정정보도 청구 관련 민사소송을 맡고 있는 신상규 변호사는 이날 저녁 대검 출입기자들에게 "상황 파악 중"이라는 짤막한 반응만 보였다. 채 총장의 입장을 줄곧 대신 밝혀 왔던 대검도 "법무부 발표에 대한 대검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채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검찰 고위 간부는 이날 "법무부 발표가 있은 뒤 채 총장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지난 13일 사의 표명을 한 뒤 연가를 낸 채 출근하지 않고 있다.

한편 법무부가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사표 수리를 청와대에 건의하자 일선 검사들은 망연자실해하면서도 검찰 조직 정상화를 위해 잘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검 일부에서는 지난 24일 채 총장이 본지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내자 '채 총장이 자신 있어서 소송까지 내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이날 법무부의 진상 규명에 대한 발표가 나오자 "허탈한 마음에 헛웃음만 나온다"는 말이 나왔다. 재경 지역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발표로 채 총장에게 걸었던 마지막 기대마저 모두 사라진 느낌"이라고 했다. 대구의 한 평검사는 "채 총장이 처음에 '사실무근'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이유를 이제야 확실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다수의 검사는 법무부의 조속한 발표가 결국 흔들리고 있는 검찰 조직의 정상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검사장급 간부는 "오늘 법무부 발표 내용은 채 총장이 더 이상 타격을 입지 않고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이고 본인도 이를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총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지금의 비정상적 상황이 이번 발표로 빨리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는 채 총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 야당 등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도 법무부가 구체적인 증거들을 더 내놓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기고자 : 윤주헌 이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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