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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경영] 유엘(UL)

깐깐한 안전성 검증… 美 소비자 신뢰 절대적
    박근태

    발행일 : 2014.05.14 / 기타 C4 면 (chosu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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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교외 노스브룩에 위치한 인증전문기업 유엘(UL) 본사의 화재 실험동. 큰 방 곳곳에 설치된 화로에선 지붕용 자재와 호텔 객실문을 태우는 실험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검붉게 달아오른 문 반대편에선 불길이 시뻘겋게 타올랐다. 화재가 났을 때 얼마나 버티는지 2000도에 가까운 불로 실험하는 것이다. 존 드렌젠버그 UL소비자 안전 담당 이사는 "2000도는 실제 불이 났을 때 가장 높게 올라가는 온도"라며 "이 온도에서 2시간 넘게 버텨야 기준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소방관이 출동할 때까지 문이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UL은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문 회사다. 최신 스마트폰부터 건축용 자재까지 미국 소비자가 쓰는 모든 제품의 안전성을 직접 확인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지난해 매출은 16억달러(약 1조6400억원). 빨간색 원안에 UL이라고 찍힌 작은 인증마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감은 절대적이다.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새 제품을 팔기 위해선 반드시 이 회사를 거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는 전용차 방탄유리도 UL의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 가정마다 최소 120가지의 UL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해마다 미국에서 팔리는 제품 2만 종이 이 회사의 시험을 거친다.

    UL은 회사가 설립된 지 올해 120년을 맞았다. 키스 윌리엄스(Williams) UL 회장은 "누구의 입김에도 쏠리지 않고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인증을 수행한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UL의 탄생은 1871년 일어난 '시카고 대화재'의 아픈 역사가 배경이 됐다. 수백 명이 숨지고 도시 전체가 송두리째 불탄 이 사고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

    인증에 관한 한 UL의 기준은 단순하다. 아이 눈높이에서 사고를 바라본다. UL 관계자는 "아이가 물고, 당기고, 던지고, 떨어뜨렸을 때 벌어질 위험을 미리 알아내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닿기 전 기업들에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박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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