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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LG전자 등 국내 10대 그룹의 대표 계열사가 갖고 있는 현금이 10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최근 3년 만에 2배 정도 늘어났다. 주주(株主) 배당에 인색한 한국 대표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은 내수 활성화와 경제 선순환(善循環) 구조 정착을 위해 기업들의 보유 현금을 주주 배당이나 각종 투자 등을 통해 시중에 적극 유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본지가 올 3월 말 기준으로 10대 그룹 대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10대 기업은 총 103조842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1년 1분기(21조5357억원)와 비교해 10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1분기 현금 자산 보유액만 59조4121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자동차(23조8600억원)와 SK하이닉스(3조1380억원), LG전자(2조7138억원), 포스코(4조3590억원), 현대중공업(4조9199억원) 등 주요 기업들도 최소 2조원이 넘는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16일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이 과도한 사내 유보금(순이익에서 주주·임직원에게 돌아가는 배당·상여금을 제외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사내 유보금이 시중에 흘러가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가계가 저축을 하고 기업이 그 돈을 적절히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고 그걸 가계(家計)에 돌려주는 게 정상적인 자본주의 구조이지만 지금은 가계가 오히려 빚을 쓰고 기업이 저축하는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을 보면 기업들의 사내 유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세(課稅)하거나 인센티브를 적절하게 제공함으로써 기업소득이 가계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사 A3면 기고자 : 호경업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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