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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30년 동안 175개 기업을 인수했다. 자체적인 연구개발(R&D)도 하지만, 주로 외부의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데 더 집중했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을 가진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제품 수명이 길어야 2년에 불과한 IT 업계에서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빠른 시간에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전략의 일종인데, 시스코는 이 개념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를 직접 실천해 왔다. 이러한 시스코의 전략을 R&D와 대비해서 'A&D(Acquisition & Development: 인수 후 개발)'라고 부른다. 이동현 가톨릭대 교수는 시스코는 "IT 업계의 고질병이었던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자기가 개발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을 설립 초기부터 A&D를 통해 혁파했다"고 말했다.

M&A의 달인 존 체임버스 회장의 기업 인수 원칙은 무엇일까? 그가 지난 7월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정리한 6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비전의 공통분모를 찾아라: 인수하려는 회사의 비전이 모 회사와 다르다면 인수를 할 때 경제적으로는 잠시 합쳐질 수 있지만, 곧 문제가 발생한다.

②기업 인수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라: 회사를 인수하면 우수한 인력과 함께 다음 시대의 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비용을 아낄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③기업 문화가 비슷한지 확인하라: 기업 문화가 다르면 두 회사의 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수하려는 회사의 직원들이 '고객'을 언급하는지, 경영진이 회사의 성공을 직원들과 공유하는지, 일부 고위층 인사가 회사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건 아닌지 등을 듣고 문화를 파악해야 한다.

④인수가 기업 전략에 부합해야 한다: M&A가 실패할 확률은 무려 90%에 달하며, 시스코의 경우에도 3건 중 1건은 실패한다. 예컨대 인수를 통해서 해당 분야의 시장점유율을 최소 40%는 확보할 수 있는지, 다른 경쟁자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술력이 있어서 앞으로 지속적인 차별화가 가능한지 등을 전략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⑤인수하려는 회사가 지리적으로 가까워야 한다: 물리적 거리가 멀면 소통이 어렵다. 특히 국경을 넘으면 성공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⑥고객에게 물어라: 고객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다 보면, 어떤 회사를 인수해야 하고 어떤 회사를 사지 말아야 할지가 드러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라.

체임버스 회장은 "이 6개 원칙 중 두 개 이상을 어기면 M&A가 항상 실패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기고자 : 윤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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