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링컨 채피(62)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 미터법을 사용하자고 주장해 미국의 독자적인 도량형 체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미터(m) 대신 피트나 야드, 킬로그램(㎏) 대신 온스나 파운드, 리터(ℓ) 대신 갤런을 쓰는 등 측정 단위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미국은 인간 신체를 이용해 기준 단위를 만들었다. 피트는 사람 발(foot) 하나 길이(30.48㎝)가 기준이고, 야드는 팔의 길이(91.44㎝)다.

미국은 이런 독자적 도량형 체계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세계와의 소통에는 문제가 많다. 대표적 예가 1999년 화성 탐사위성 궤도 진입 실패 사건이다. 2000억원 이상 들여 만든 위성이 화성 대기권에 예정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추락했는데, 거리 계산을 서로 다른 도량형으로 한 게 문제였다. 탐사선을 만든 록히드 마틴은 전통 도량형, 위성을 조종한 미 항공우주국은 미터법을 썼던 것이다.

미국도 과거에 미터법을 추진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1970년대 말부터 속도계에 마일과 킬로미터를 같이 표기했고, 지미 카터 대통령은 1970년대 말 일부 고속도로 표지판에 거리를 킬로미터로 쓰기도 했다. 지금도 애리조나주(州) 투산에서 멕시코를 잇는 19번 고속도로에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킬로미터로 쓴 표지판이 남아 있다. 기고자 : 윤정호
본문자수 : 66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