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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2000원 오른 담뱃값 인상 효과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연초에 확 줄어든 담배 판매량은 다시 평상시 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늘었고, 금연 시도자는 줄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금연 시도

담뱃값 인상 이후 주춤하던 담배 판매량은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담배 공장 반출량은 지난 1월 1억6000만갑에서 7월에는 3억4000만갑으로 껑충 뛰었다. 3억4000만갑은 최근 3년 월평균 담배 반출량(3억6200만갑)과 유사하다. 담배 소비량이 거의 예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반면 담뱃값 인상 효과로 올 상반기 담배 판매로 걷은 세금은 지난해보다 1조2000여억원 많았다.

담배 소비 증가와 함께 금연 시도는 갈수록 줄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진료비를 보조받는 금연 지원 사업 등록자는 지난 3월 3만9718명에서 6월에는 1만8334명으로 뚝 떨어졌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자도 1월 16만명에서 6월 3만여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담배 반출량이 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예년보다는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안 되는 금연 치료

이처럼 담배 소비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연 지원 사업이 비효율적이고, 금연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흐지부지되면서 담뱃값 인상 효과가 반감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년 넘게 담배를 피워 온 회사원 권모(41)씨는 올해 안에 금연을 해보려고 최근 동네 의원을 찾았다. 12주 금연 프로그램 이수자에게 약값 등 진료비 절반을 지원하는 정부의 금연 지원 사업을 이용해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권씨는 동네 의원 두 곳을 들러 허탕을 치고, 세 번째 들른 곳에서 겨우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통한 등록 절차가 너무 복잡해 동네 의원과 금연 시도자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과개원의협의회 신창록 부회장은 "금연 시도자가 올 때마다 문진표를 작성해야 하고 환자가 예정 진료 일정을 어기면 해명서를 내야 하는 등 현실성이 없다"며 "상담도 20분이나 해야 하는데 상담료는 일반 환자 진료비보다 낮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번거로움과 비효율 때문에 금연 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한 병·의원이 원래 1만9667곳이었다가 실제로는 1만15곳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금연 치료가 이처럼 번거로운 것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환자가 12주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낸 돈의 80%가량을 돌려주는 복잡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금연 치료를 건보 급여화하는 방안 등을 의료계와 협의 중"이라며 "2~3주 내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낄 청소년 흡연자에 대한 금연 지원이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것도 문제다. 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국립암센터 전문의) 회장은 "금연 진료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해 금연 치료 지원을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흡연자가 담뱃값 인상에 부담감을 느낄 올해에 청소년과 여성 등에 대한 금연 사업도 활성화해 담뱃값 인상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올 들어 월별 담배 반출량 기고자 : 김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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