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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격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高價) 업무용 차량에 대해 비용 처리 상한(上限)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업무용차 비용 처리 상한 설정을) 국회 조세 심의 과정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 발언은 최근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기재부의 업무용 차량 과세 방안을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은 업무용 승용차를 구매·임차하는 경우 5년간 구입 비용과 유지 비용 전액을 비용으로 처리해 준다. 하지만 가격이 수억원대에 이르는 업무용 차량 상당수가 사적(私的) 용도로 이용되면서도 이런 세제 혜택을 보고 있어 과세 불공평 논란이 일었다.〈본지 6월29일자 B1면〉

기재부는 최근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구입비의 50%를 비용 처리해 주기로 하는 등의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구입비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은 '통상 마찰'을 이유로 거부했다. 하지만 캐나다, 독일 등지에서는 업무용차 구입비에 가격 상한선을 두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외산차와 국산차에 대해 동등하게 가격을 제한하면 전혀 통상마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왜 정부가 통상문제로 지레 겁을 먹고 그러는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도 "지난해 팔린 2억원 이상 차량의 87%, 4억~5억원대 차량의 100%가 업무용"이라며 "시중에는 업무용차 경비 처리에 가격 상한을 두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롤스로이스 팬텀 (5억9000만원) 5대, 벤틀리 뮬산 (4억7047만원) 6대, 롤스로이스 고스트(4억1000만원) 28대 등이 모두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가격 상한 규정을 배제한 정부안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무늬만 제도를 도입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기고자 : 이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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