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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짜 공부 시작하는 시기… 사회생활 기본기 다져야"

양희승 교수가 전하는 예비 대학생·학부모를 위한 조언
    오선영

    발행일 : 2016.02.22 / 기타 F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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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입시 교육과 취업 교육만 있을 뿐, 정작 대학 4년간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조언하는 사람은 없어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마치 인생의 성공이 보장된 것처럼 착각하지요. 아무리 좋은 대학에 갔어도 그 게임(입시)은 거기에서 끝이에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전혀 다른 규칙에 따라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합니다. 입학한 순간부터 자기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며, 진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양희승 세종대 경영대학원 교수)

    대학별 정시 추가합격자 등록까지 모두 끝나면서 2016학년도 대입도 마무리되고 있다. 힘든 수험생활을 끝내고 합격증을 손에 든 예비 대학생 중에는 '이제 지긋지긋한 공부는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최근 '대학생의 착각'(피앤씨미디어)이라는 책을 펴낸 양희승 세종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또 다른 시작(대학 입학)을 '끝'이라고 오해한다"며 "대학 4년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는 '기본기'를 다지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양 교수는 지난 2013년 '대학생 엄마의 착각'(라온북)이라는 책을 펴내 학부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랫동안 대학생을 지도하며 그들의 생활을 지켜본 양 교수에게서 예비 대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자기 인생의 '방향'을 먼저 설정하라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시작할 일은 자기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양 교수는 "전공이 정해져 있더라도 공부 내용이나 범위가 고등학교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방대하다"며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그 많은 것 중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제대로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만의 미래계획서부터 작성해 보세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진로를 잡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정리하세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고, 계획을 수정하는 일도 생길 거예요. 그럴 때는 '질문'을 아끼지 마세요. 지도교수나 학교 진로상담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미래계획만 있어도 대학생활은 크게 달라진다. 양 교수는 "일곱 번의 방학(4학년 겨울방학 제외)만 잘 보내도 인생이 바뀐다"고 했다. 연수·인턴십·아르바이트 등을 목표 아래 한 방향으로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학비·생활비를 충당하느라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자기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예컨대 의류 분야 상품기획자(MD)가 되고 싶다면, 의류 매장의 밑바닥부터 일하며 원단 조달 방식이나 생산·운송 방법, 판매 방식, 유통구조, 사람들의 소비 패턴 등을 정리해 보는 식이지요. 또 같은 의류 MD라 해도 유통업체인 백화점·홈쇼핑과 제조업체인 의류회사에서 원하는 MD의 자질과 경험이 달라요.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며 자기 길을 찾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학습 근력·타인과 협업하는 능력 키워야

    양 교수는 "대학에서는 처음 부딪친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학습의 근력'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대학생이 키워야 할 첫째 근력으로 '타인과 협업하는 능력'을 꼽았다. "사회에서는 혼자 일할 수 없어요. 타인과 협업하며 갈등을 경험하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지요. 요즘 대학에 팀 프로젝트를 활용하는 수업이 늘었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허투루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은 제 수업에서 '발표자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표를 포기하고 팀 전체가 F 학점을 받은 사례도 있어요. 함께 자료를 찾고 토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 자료 수집·정리·발표 등 역할을 정해서 각자 진행한 거예요. 그러니 다른 팀원은 발표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이런 건 진정한 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없지요."

    둘째로, 사회생활의 '기본기'를 다지라고 권했다. 양 교수가 말하는 기본기란 ▲인사하기 ▲시간 지키기 ▲예의 지키기 ▲솔선수범하기 ▲정해진 규칙 따르기 등이다. 유치원생도 알 만한 내용이지만, 그는 "이러한 기본기가 잘 다져진 대학생은 매우 드물다"고 꼬집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만 잘하면' 모든 잘못을 용서받는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자기가 속한 학과 교수를 복도나 사무실에서 마주쳐도 인사 안 하는 학생이 많아요. 이런 학생들이 취업했을 때, 과연 처음 보는 회사 사람에게 제대로 인사할까요? 신입사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장생활을 어렵게 하는 건 '업무'보다 '대인관계' 문제입니다.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려면, 앞서 말한 기본기들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셋째, 자기 전공과 관련 없어 보이더라도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나 멀티미디어 관련 기법을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공계 전공 학생이라도 경영학의 기초 지식 정도는 습득해야 한다. 양 교수는 "대학에서 (주전공 외에) 1개 전공을 더 하는 것이 100가지 진로 방향을 더 생각할 수 있게 한다"며 "복수전공, 부전공 등 다양한 학사 제도를 활용해 융합형 학습을 해라"고 조언했다.

    ◇학부모의 '관심'과 '간섭'은 달라

    요즘은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자녀에게서 손을 떼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 수강신청을 대신 해주거나, 학점이 낮으면 교수에게 항의 전화를 하고, 나중에는 자녀의 직장에까지 전화해 부서 이동에 관여하려 드는 부모까지 있다. 이와 반대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시킨 뒤 갑자기 손을 놓아버리는 '방치형' 부모도 있는데,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 양 교수는 "자녀가 대학에 갔어도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다만 '관심'과 '간섭'은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대입을 치를 때처럼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고 공부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일상적 대화 속에서 '요즘 어떤 수업 듣느냐'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느냐' 등 질문으로 아이 생활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요즘 뉴스에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같은 질문으로 아이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요. 대학생 자녀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대화해 주세요."

    기고자 : 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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