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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개혁엔 언제나 심각한 저항이 뒤따릅니다. 끊임없는 토론과 소통으로 극복해야만 국가 체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볼프강 클레멘트(Clement·75) 전(前) 독일 경제노동 장관은 "고용인과 피고용인, 국가와 국민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극심해지는 국가 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 시절 내각의 실질적 2인자였던 클레멘트 전 장관은 독일 경제에 반전을 가져온 '어젠다 2010' 정책의 주역이었다. '어젠다 2010'은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 규제 완화, 복지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정책으로 1990년대 이후 높은 실업률로 '유럽의 병자(病者)'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독일을 유럽 경제의 심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참석을 앞둔 그를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독일 본의 자택에서 미리 만났다.

"개혁안을 내놓자마자 독일 전역에서 매일 반대 시위가 일어났어요."

클레멘트 전 장관은 '어젠다 2010'을 발표했던 2003년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사회민주주의를 내건 사민당 계열의 슈뢰더 내각이 친(親)노조 정책을 포기하고 '우(右)클릭'해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노동 유연화를 선언하자 사민당과 주요 지지층인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슈뢰더 정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클레멘트 전 장관은 "경직된 노동법 때문에 노동시장이 얼어붙어 있었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구조 개혁밖에 없다는 점을 반대론자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한 끝에 개혁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레멘트 전 장관은 독일 노동 개혁의 원칙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합리의 원칙'이었다. 그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에겐 정부 혜택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독일 정부의 견해였다"고 했다. 둘째는 '유연성을 가질 의무'였다. 정규직에 대한 지나친 보호를 줄이고 임시직·계약직 등 유연한 고용 형태를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셋째 원칙은 '이중(二重) 직업 훈련'으로 공교육과 직업교육을 결합해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은 일주일에 나흘 동안 직업 훈련을 받게 한다는 내용이다. 클레멘트 전 장관은 "직업 훈련 원칙은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 개혁은 곧바로 효과를 냈다. 10%를 훌쩍 넘겼던 독일의 실업률은 현재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이 치솟는 다른 유럽국들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클레멘트 전 장관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1년 이상 일하지 않은 사람이 100만명에 달한다"며 "개혁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몇 년간 독일 대기업은 당초 계획보다 많이 고용했고, 정부는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활용했다"며 "직업 훈련과 취업 장려 정책을 동시에 시행해야 청년 실업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고자 : 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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