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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체제'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3일 당무위·당선자 연석회의를 앞두고 '반(反)김종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민주의 '대주주(大株主)'인 문재인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불(不)개입 방침을 밝히면서,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김종인 대표 연장'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5선(選)이 되는 추미애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패배를 가져온 현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무너진 지지 기반의 이탈을 막고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현행 과도 체제를 종식시키고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추 의원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나에게 당 대표 출마) 요구가 있다면 거부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일부 친(親)문재인계 의원들도 추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를 준비 중인 486그룹의 송영길 당선자 역시 당헌·당규에 따른 7월 전대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전대 연기론'은 당내 안정을 위해 현 비대위 체제를 연말까지 유지하자는 것으로 김 대표와 중도파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날 추 의원이 총선 호남 패배의 책임을 김종인 대표에게 돌린 것을 두고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 패배는 '반(反)문재인' 정서보다 5공(共) 시절 국보위 전력이 있는 '반(反)김종인' 정서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전대 연기를 주장하는 정성호 비대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호남 패배 책임이 왜 김종인 대표에게 돌아오느냐"고 했고, 이철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대 연기 논의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한데 호남 패배 책임론을 놓고 논쟁하기 시작하면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용득 비례 당선자는 김 대표를 '먹튀(먹고 튀는) 자본'으로 비유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왠지 먹튀 투기자본이 우리 당에 들어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가'라며 '비례대표 자리 쓸어담고 멀쩡하게 임기 남은 (민주정책)연구원장도 갈아치운다 하고 경제대변인 자리 만들고 친정 체제 구축하겠다는데 이 무슨 꼼수냐'고 비판했다.

더민주 123명 중 70여명에 달하는 범친노(親盧)·친문(親文) 그룹은 전당대회를 빨리 열어 김종인 체제를 대체할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문재인 전 대표 측 역시 김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이슈를 진두지휘 해주길 바라면서도 향후 김 대표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더민주의 대선 주자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문 전 대표의 킹메이커는 안 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측 한 핵심 의원은 "당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김 대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그게 꼭 당대표여야 하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에게 "전권(全權)을 주겠다"고 했던 총선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오는 4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입장이 엇갈린다. 이상민·강창일·노웅래·민병두 의원은 전대 연기에 원칙적 찬성 입장이지만, 야당 주류(主流)와 가까운 우상호·우원식 의원은 9월 정기국회 이전 전당대회 개최를 '절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2일 전북·전남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그러나 광주(光州)의 더민주 소속 지방의원 50여명은 김 대표 체제 연기를 반대하며 전대 조기 개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진영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 전대 조기 개최 주장이 더 큰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볼 땐 그렇다"며 "(당대표가 아니더라도 김 대표에게) 다른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박국희 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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