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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식통은 "관련 법에 환경부 장관의 차량부제 시행 요청을 명기하기로 한 것은 선거 때 표를 의식한 지자체장들이 차량부제를 선뜻 시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며 "프랑스 파리 등처럼 우리도 대기오염이 심하면 앞으로는 차량부제를 확실하게 실시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 선박과 굴착기 등 건설 기계를 저공해 엔진으로 개조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충남 당진화력발전소 등 수도권 인근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 먼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기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 "화력발전소에 대한 미세 먼지 배출 기준 강화 등 대책도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대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환경지역(Low Emission Zone·LEZ)'제도이다. 환경부는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달지 않을 경우 운행이 제한되는 노후 경유차의 범위를 2002년 이전 생산된 차량으로 할지, 2005년 이전 또는 2007년 이전으로 제한할지 등 방안을 놓고 검토하다 2005년으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유차 운행 제한 지역도 서울에 국한하지 않고 수도권 전체로 설정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시행 초기부터 범위를 확대하기보다 서울부터 LEZ제도를 정착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2.5t 이상 경유차를 대상으로 시행한 뒤 중·장기적으로 경유 승용차와 경유 SUV 등 모든 경유차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부터 LEZ제도를 시행해온 영국 런던이 지금은 3.5t 이상 경유차를 규제하지만 오는 2020년부터는 승용차를 포함한 모든 경유차로 규제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처럼 우리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LEZ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각종 방안도 이미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우선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 40만대 전체에 대해 등록지와 번호판 등 각종 정보를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고, 서울시 경계와 도심 48곳에 이 차량들의 서울 진입 및 운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 카메라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 24곳에 설치된 이 장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주요 단속 지점에 자동으로 차량번호판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하도록 한 뒤 시스템 운영센터에서 규제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 결과 진입 금지 대상 경유차에 대해선 자동으로 과태료 부과 우편물이나 문자를 차량 소유주에게 통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주요 도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LEZ제도를 시행했거나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독일 베를린과 이탈리아 로마는 경유차뿐 아니라 휘발유차에 대해서도 오염 물질 배출량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표〉. 정부 소식통은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제1차 수도권 대기 질 개선 대책'은 노후 경유차에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주요 대책이었다면 이번 대책의 골자는 저감 장치 부착과 함께 LEZ제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LEZ제도의 시행 효과는 이미 선진국 주요 도시에서 검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5월 환경부가 펴낸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개선 대책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제도를 시행한 런던과 스톡홀름·베를린·밀라노 등지에서는 미세 먼지 배출량이 제도 시행 이전에 비해 평균 7%에서 많게는 5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먼지의 생성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NOx)도 평균 10~20% 줄어들면서 대기 개선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중국발(發) 오염 물질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뚜렷한 대기 개선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견해도 있다.
[표] 주요 선진국 도시와 서울의 '환경지역(LEZ)' 제도 비교 기고자 : 박은호 손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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