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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사랑한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대구 범어도서관은 이 질문을 가지고 오는 21일 경북 영천 일대의 향나무·배롱나무·회화나무를 찾아 떠나는 '길 위의 인문학'을 마련했다. 계명대 사학과 강판권 교수가 안내하는 당일 답사 여행이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성동구 청계도서관에서는 주성철 씨네21편집장이 강연하는 '알면 즐거워지는 영화 감상법'이, 역시 같은 날 전남 광양중앙도서관에서는 전남대 이선옥 교수의 '매화의 절의(節義) 정신과 남도의 서화'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강연은 무료, 답사는 1만원이다.

독자와 함께하는 조선일보의 인문학(人文學) 축제가 대폭 확대된다. 국립중앙도서관 주관의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에 이어 전국 공공·대학 도서관이 개별 주관하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도 함께하기로 한 것.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만 참여할 수 있던 '인문열차…'의 아쉬움을 달래고, 우리 동네 가까운 도서관의 강연과 답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조선일보 공동 주최의 '2016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최근 전국 17개 시도 320개 도서관의 개별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일반 독자의 참여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 도서관들이 올 한 해 여는 강연과 답사 프로그램을 모두 합하면 2800여 회에 이른다. 개별 도서관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평균 강연 6회, 답사 여행 2회 정도다.

오는 7월 파주 교하도서관에서는 '테마가 있는 마을 지도를 만들다'라는 제목으로 강연(6일)과 탐방(8일)이 연이어 열린다. 강사는 지역 출판과 지역 서점의 새 모델을 만든다고 평가받고 있는 경남 통영의 출판사 '남해의 봄날'의 정은영 대표. 시인 유치환·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등 통영의 문화 예술인을 주제로 한 '통영 문학 지도'와 통영 12공방을 중심으로 만든 '통영 장인(匠人) 지도'를 만든 노하우를 전달한다.

대전 신탄진평생학습도서관은 '사이다 인문학'이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강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막힌 곳을 확 뚫어준다는 의미로 젊은이들의 유행어가 된 '사이다'는 이 도서관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드라마, 연극, 만화를 주제로 오는 11일부터 매주 수요일에 '사이다 인문학'을 시작한다. 5월은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의 '상쾌! 삶의 향기를 맞다-드라마', 6월에는 대전연극협회장인 복영한 극단 셰익스피어 대표의 '명쾌! 삶의 몸짓을 보다:연극', 9월에는 목원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병수 교수의 '통쾌! 청춘병사의 품격, 웃다:만화' 강연이 열린다.

또 서울 강동구립 해공도서관은 '조선 궁궐 인문학 산책', 인천중앙도서관은 '다 같이 돌자, 인천 한 바퀴', 광주 운암도서관은 '도서관에서 내 생애 첫 미술을 만나다', 충북 제천 기적의 도서관은 '옛날 옛날 마을길 따라 미주알고주알'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홈페이지(www.libraryonroad.kr)에서 일정별·지역별·도서관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은 해당 도서관에 해야 한다. 모든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원칙적으로 무료. 단 프로그램별 주제 도서나 답사 여행은 참가자가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

문화부 고욱성 인문정신문화과장은 "기존 프로그램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인문학을 통한 삶의 의미 있는 변화에 관심을 뒀다"면서 "320개 도서관 프로그램 중에는 문학·철학·역사 등 전통적 인문학 분야 외에도 사회적 약자 배려 프로그램, 과학·예술·인문 통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체험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문의: 한국도서관협회(070)4659-7040~3

[표] 2016 길 위의 인문학 주요 프로그램 기고자 : 어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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