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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3일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회사와 부장판사 출신 최모(46) 변호사의 사무실 등 10여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 수색했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 2심 변호를 맡으면서 보석(保釋)을 조건으로 성공 보수를 포함해 5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인물이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2014년과 2015년 경찰과 검찰에서 3차례 도박 관련 수사를 받을 때의 변호인인 검사장 출신 H변호사에 대해서도 법원으로부터 계좌 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금융 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탈세 혐의를 받고 있으며, H변호사 역시 비슷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변호사법은 '변호사나 사무직원이 판사·검사 등 공무원과 교제(로비) 목적으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한 경우'와 '판·검사와 교제 목적으로 변호사 선임료·성공 보수를 받는 경우'를 처벌하게 돼 있다. 한마디로 최 변호사가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한 50억원은 정상적인 변호사비가 아니라 '로비 자금'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검사장 출신 H변호사가 정 대표에 대한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받은 거액의 수임료 역시 순수한 변호사 비용이라기보다는 사건 무마 등의 대가라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변호사에 대해서는 정 대표 사건 이외에 이숨투자자문 실소유주인 송모씨 사건을 맡는 과정에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4년 실형을 받은 송씨의 2심을 맡아 집행유예를 받아냈는데, 이 일로 수십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날 네이처리퍼블릭과 최 변호사의 사무실을 관할하는 세무서로부터 납세 관련 자료도 제출받았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는 과정에서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등 방식으로 소득을 누락해 탈세(脫稅)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최 변호사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 대표 도박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나 정 대표 측 인사들과 접촉한 임모 부장판사 등 현직 판사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대표의 수사·재판을 둘러싼 '법조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정 대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벌인 로비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점 면세점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입점(入店)시켜달라는 부탁과 함께 정 대표로부터 10억원 가까운 돈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 한모씨를 체포하고 한씨의 집도 압수 수색했다. 정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한씨가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를 잘 안다고 해 로비를 맡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실제 롯데 면세점에 입점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를 위해 임모 부장판사에게 '선처 로비'를 시도한 브로커 이모(56)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검거팀 수사관 인원을 늘렸다. 이씨는 정 대표로부터 '지하철 상가 사업 추진 로비에 쓰겠다'며 9억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으나 2월부터 종적을 감춘 상태다. 기고자 : 최재훈 조백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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