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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면해서 국책은행 자본 확충이란 큰 원칙에 뜻을 모았다."

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첫 회의가 열렸다. 해운업과 조선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손실을 떠안게 되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자본금을 어떻게 확충해줄 것인가를 놓고 관계 기관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자리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보, 송문선 산업은행 부행장, 신덕용 수출입은행 부행장이 참석했다. 회의는 철저한 비공개 속에 진행됐다. 산은과 수은은 회의 시작 10분 전에 장소를 고지받았고, 최상목 차관, 김용범 처장,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가 먼저 만나 40여 분간 회의를 하고 난 뒤, 산은과 수은 부행장이 동석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회의에선 정부 재정과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두루 검토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은 재정 등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엄정한 고통 분담, 국책은행의 철저한 자구계획 선행 등 국민 부담 최소화를 원칙으로 정했다. 회의 석상에서 산은·수은 측은 "자구 방안에도 힘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한은은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올해 상반기까지 만들기로 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첫 모임인 만큼 세세한 얘기까지는 꺼내지 못했다"면서 "회의를 거듭하면서 세부 방안들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중앙은행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논의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은은 현재 2대 주주로 있는 수은에 대해 출자를 담당하고, 산은의 경우는 정부가 현금·현물 출자 등으로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정부는 한은이 산은의 특수 채권(조건부자본증권) 매입 등을 통해 산은까지 지원해주기를 바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