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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의 영문 이름은 'Workers' party of Korea'다. 마르크스·엥겔스가 작성한 '공산당선언'의 유명한 '만국의 노동자(Worker)여 단결하라'의 '노동자'다. 구소련·중국·베트남·쿠바 같은 사회주의권 국가 정당은 모두 '공산당(Communist party)'이다. 김일성도 원래 박헌영이 만든 조선공산당의 '북조선분국'으로 시작했다. 박헌영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다 1949년 남조선노동당을 흡수해 탄생시킨 게 조선노동당이다.

▶공산주의는 원래 노동자·농민, 도시 빈민의 정당이어야 한다. 다른 공산주의 나라는 모두 사회혁명이든, 군사혁명이든 혁명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북의 김일성 집단은 일제 패망 후 북에 진주한 소련에 올라타 줄타기를 하다 권력을 쥐었을 뿐이다. 태생 자체가 권력투쟁으로 탄생한 정당인 데다 그 뒤에도 끊임없이 피의 숙청을 통해 정적(政敵)을 제거하면서 권력 강화의 한길을 걸었다. 그 끝이 어처구니없는 3대 권력 세습인 것은 조선노동당 핵심 세력의 속성상 예정된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조선노동당은 북에선 권력과 부를 독차지하는 통로다. 권력의 중추에 선 사람들이 비정상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으니 나라가 정상일 리 없다. 300만명 남짓으로 추정되는 당원들이 뇌물 먹이사슬의 정점에 얽혀 있다. 성 상납이 자본주의 사회 뺨치는 수준이라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많다. 이뿐인가. 최고 권력자 한마디에 2~3인자가 고사총에 온몸의 살점이 뜯겨 죽어나가는 지경이다. 주민들의 목숨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들에겐 '공포정치'란 말도 과하다. 정치가 아니라 압제일 뿐이다.

▶조선노동당이 오늘부터 36년 만에 7차 당대회를 시작한다. 외신들은 평양 시내에 인파가 넘치고 '위대한 당 어머니 당' 같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다고 전한다. 인터뷰에 응한 주민들은 눈물을 글썽이거나 상기되어 있다. 1980년 '김정일 시대'를 선언한 6차 당대회에 이어 이번에 '김정은 시대'를 여는 북 정권으로선 내부를 단속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당대회는 당의 최고 권력자를 바꾼다거나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대한 노선 전환을 할 때 여는 정치·선전 행사다. 핵을 개발하다 수백만 명을 굶겨 죽인 김정일은 집권 기간 내내 당대회를 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서른셋 먹은 3대 세습 권력자가 집권 4년여 만에 당대회를 통해 김일성·김정일 반열로 올라간다고 하니 '셀프 대관식'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걸 위해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 조선노동당일 뿐이다.

기고자 : 신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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