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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36년 만에 노동당 7차 대회를 개최하는 것일까?

원래 7차 당 대회는 1986년 열릴 예정이었다. 김일성은 1983년 6월 30일 연설에서 "1985년까지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중요한 고지들을 점령하고 1986년 당 7차 대회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무렵 후계자 김정일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경제난이 북한의 발목을 잡았다. 1984년 체제 과시를 위해 수해(水害)를 입은 남한을 무리하게 돕다가 식량 창고가 비었다. 당시 북한은 동물 사료를 긴급 수입해 주민들에게 배급해야 했다. 대외 환경도 악화했다. 1980년대 중반 우방이던 소련과 베트남이 개혁·개방을 실시했고, 중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급기야 김일성은 1987년 "의식주에 획기적 개선 없이는 7차 당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후 북한은 공산권 몰락, 경제 계획 실패, 김일성 사망(1994년)에 이어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맞으면서 당 대회는커녕 체제 유지가 힘든 상황에 처했다. 당시 김정일은 당 대신 군을 앞세우는 '선군(先軍) 정치'를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섰다. 탈북자 박사인 최경희 한양대 연구위원은 "선군 정치를 하면서 혁명의 심장으로 불리던 노동당은 혁명의 신경으로 그 지위가 격하됐고, 당의 최대 잔치인 당 대회도 개최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정일은 권력 세습을 위해 당 대회 카드를 다시 꺼냈다. 어린 김정은에게 권력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당 대회 등의 절차가 필요했던 것이다. 김정일은 여전한 경제난 때문에 '미니 당 대회'인 당 대표자회를 2010년 9월 열어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은 이번에 정식 당 대회를 열어 '셀프 대관식'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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