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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에 점령당했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탈환한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에서 러시아 주도로 '평화의 콘서트'가 열렸다. 6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유명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팔미라 고대 유적지에서 '팔미라를 위한 기도'라는 주제로 콘서트를 열었다. 게르기예프는 '러시아 클래식의 차르'라 불리는 세계적인 지휘자로, 과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을 이끌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시리아 주민과 시리아·러시아 군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바이올린 독주로 연주된 바흐의 샤콘느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등이 울려 퍼졌다. 게르기예프는 "우리는 세계 문화의 기념비적 건축물을 훼손한 야만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콘서트를 열었다"고 했다.

'야자수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팔미라는 오아시스 도시라는 입지를 이용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 고대 도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페르시아 등 다양한 문화 유적이 자리 잡고 있어, 지난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IS는 지난해 5월 팔미라를 점령한 후 "우상 숭배"라며 도시의 여러 유적지를 파괴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지난 3월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팔미라를 탈환했다.

그러나 이번 콘서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서방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內戰) 해법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자신들의 성과인 팔미라 탈환을 선전해 서방과의 소프트파워전(戰)에서 이기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콘서트에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한 푸틴의 최측근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린 등 친(親)푸틴 음악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콘서트 도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화상 연결로 등장하기도 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콘서트는 (시리아 정부군에) 고통받는 수백만 시리아 국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일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수십 명이 사망했는데도, 정부군을 지원한 러시아가 이를 외면하고 '평화의 전도사'인 양 군다는 것이다. 기고자 : 이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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