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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이번 노동당 7차 대회에서 '핵 강국'을 자부한 것과 달리, 경제에 대해선 "한심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사실상 실패를 자인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을 밝히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하지만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개혁·개방에 대해선 "선군 총대로 날려버렸다"고 했다. 경제난을 인정하면서도 개혁·개방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정은은 사업 총화 보고에서 "우리가 정치·군사 강국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지만 경제 부문은 아직 응당한 높이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부문은 한심하게 뒤떨어져 있으며, 인민 경제 부문들 사이 균형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선행(先行) 부문이 앞서나가지 못하여 나라의 경제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말한 '선행 부문 문제'는 산업 발달의 전제인 에너지의 만성적 부족을 뜻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문제만큼은 솔직히 인정하지 않으면 인민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는 방증"이라며 "김정은이 '내 책임'이라곤 안 했기 때문에, 내각과 당의 경제 부문에서 문책성 인사와 함께 관련 위원회 신설 등 조직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동용승 전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은 군사 부문에 걸맞게 경제를 끌어올려 '선대(先代)와 다른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선언을 위한 포석 정도로 본다"고 했다.

김정은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전략(2016~ 2020년)'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했다. 북한이 장기 경제 계획을 내놓은 것은 1993년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당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틀어쥐는 것'이란 애매한 설명만 했다. 김정은이 이날 경제 개발의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은 '자강력 제일주의'와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이었다. '개혁·개방'을 택한 중국과 베트남 등에 대해선 "미국의 군사적 압력에 기가 눌려 원칙을 저버리고 타협과 굴종의 길로 나아갔다"고도 했다. 기고자 : 정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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