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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21·사진)이 첫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고, "저 선수도 우승해봐야지"하는 국내 팬이 적지 않았다. 그가 처참하게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기 때문이다.

9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앨라배마주 프랫빌의 RTJ 골프트레일 세네이터 코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1.2m 파 퍼팅에 성공한 쭈타누깐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공동 2위(13언더파)인 양희영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모건 프레셀(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아슬아슬하게 우승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자신이 없는 듯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지만 러프에 공을 떨어뜨렸고, 두 번째 샷도 벙커에 빠지는 등 이번에도 다 잡은 우승 기회를 놓칠 뻔했다. 2013년 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던 그의 언니 모리야도 동생에게 물을 뿌려주며 기쁨을 함께했다.

그의 기량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우승 기회만 오면 자멸하곤 해 '새가슴'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도 "세 홀을 남기고 손발이 떨려 어쩔 줄 몰랐다"고 했다.

쭈타누깐은 2013년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홀을 남겨 놓았지만 트리플 보기를 해 우승컵을 박인비에게 헌납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마지막 3홀 연속 보기로 리디아 고에게 우승을 내줬다. 그는 "어머니의 날(미국)에 늘 함께해주신 어머니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태국의 LPGA 투어 첫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