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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7)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놓고 관계자와 전문가가 본격적인 논쟁을 벌였다. '도핑 규정 위반 선수는 징계가 끝난 뒤에도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이중 처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 박태환을 올림픽에 내보내는 것을 '특혜'로 볼 것인지 등 2시간 동안 치열한 논박이 오갔다.

10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박태환 난상 토론(스포츠문화연구소 주최)'은 '박태환을 올림픽에 내보내야 한다'는 입장과 '박태환을 위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찬성하는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 임성우 변호사(전 싱가포르 국제중재법원 상임위원), 출전에 반대하는 최동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과 박지훈 변호사가 패널로 참가했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이중 처벌'에 해당하는지 법리적인 해석부터 엇갈렸다. 2011년 10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도핑으로 6개월 이상 자격정지를 받은 선수는 정지 기간이 만료돼도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명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오사카 룰'이 무효라고 결정한 바 있다. 박지훈 변호사는 "CAS의 결정은 징계 이후에도 선수 생활이나 올림픽 출전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만 '이중 처벌'로 본 것"이라며 "박태환은 국가대표만 될 수 없을 뿐, 선수 생활을 하거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국가대표' 박태환이 제한될 뿐 '선수' 박태환은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박태환이 원한다면 귀화를 해서라도 출전할 수 있기에 올림픽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임성우 변호사는 "다음 올림픽에 못 나가는 것은 실질적으로 벌을 준 것이기 때문에 이중 처벌"이라고 반박했다.

'특혜'를 놓고도 입장이 부딪혔다. 최동호 위원은 "박태환을 위해 규정을 바꾸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태환을 지도하는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만이 올림픽 출전 기록을 만족시켰고, 박태환이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에 못 나가는 다른 선수가 생기지 않는다"며 특혜 시비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노 감독은 "박태환은 충분히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공정위원회에서 박태환을 불러 소명할 기회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한체육회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 위원은 "(절차상 잘못은) 인정한다"고 답했지만, '박태환을 옹호하는 여론에 흔들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일반 국민에 이어 정치인까지 박태환의 출전을 옹호하지만, 약물 근절은 스포츠 정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향후 박태환이 CAS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각이 갈렸다. 임 변호사는 "한국이 WADA(세계반도핑기구)에 가입한 순간, 도핑과 관련된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라며 "CAS가 박태환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최 위원은 "최근 러시아가 국제연맹 징계와 별개로 자국 도핑 육상 선수들의 선수 생활을 제한했고, 케냐는 도핑 선수를 징역형까지 살게 했는데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제 기준과 다르더라도 각 국가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 감독은 "끝까지 공정위원회(대한체육회)를 믿겠다"며 CAS에 중재를 요청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표] 박태환 올림픽 출전 여부 찬·반 입장 기고자 : 임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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