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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독특한 주거 형태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옥일 것이다. 하지만 건축비가 많이 들고 관리하기도 힘들어 요즘은 거의 짓지 않고, 공공건물이나 재력가의 별장으로 간간이 건축되는 정도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삼성그룹에서 서울 장충동에 한옥호텔을 짓는다는 반가운 기사를 보았다. 삼성 한옥호텔의 조감도를 보면, 장차 우리나라 대표 건물의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외형뿐 아니라 내부도 한옥에 걸맞아야 할 테니, 기왕이면 나전칠기 같은 우리 고유의 세간을 들였으면 한다.

나전칠기는 삼국시대에 시작돼 고려 때 왕실과 귀족이 즐겨 사용했고, 매년 중국 등에 선물로 보냈을 정도로 세련된 문화유산이다. 조선시대로 오면서는 돈 있는 서민도 앞다퉈 사들일 정도로 보편화됐다. 하지만 이후 주거가 서양식으로 변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더니 이제는 통영·원주·서울 등에서 겨우 명맥만 잇고 있다. 박물관도 국립은 없고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하나 있을 뿐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아래서도 뜻있는 몇몇 장인이 기법을 계승하면서 스토리가 있고 세련된 디자인을 개발해 옛 영광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수준 높은 전통 기술이 한옥호텔뿐 아니라 국빈이 드나드는 청와대의 문이나 탁자 등에도 적용되면 나전칠기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이다.

유문두 통영 성모의원 원장 기고자 : 유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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