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드라마 남녀 주인공 나이에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몇 년간 대세였던 연상 연하 커플이 줄고, 올 들어서는 삼촌 조카뻘 커플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고수(38)와 진세연(22)은 열여섯 살 차이다. KBS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48)과 강소라(26)는 무려 스물두 살 차.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 지성(39)과 혜리(22)는 열일곱 살 차이가 난다. 최근 끝난 드라마 중에서도 MBC '결혼계약' 이서진(45)과 유이(28)가 열일곱 살, KBS '태양의 후예' 진구(36)와 김지원(24)이 열두 살 차이였다. 14일 처음 방송하는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남녀 주인공 남궁민(38)과 민아(23)도 열다섯 살 차이가 난다.

작년까지만 해도 30대 여배우와 20대 남자 배우가 만난 연상 연하 커플이 태반이었다. 하지원(38), 수애(37), 김태희(36), 공효진(36), 장나라(35) 등이 김수현(28), 서인국(29), 주원(29) 등 연하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주 시청자인 30~40대 여성 눈높이에 맞춰 여배우를 기용하고 이들이 선호하는 참신한 남자 배우를 조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이 차가 삼촌과 조카뻘로 벌어지는 커플이 뚜렷하게 늘어났다. 경력 15년의 SBS PD는 "채널이 다양화되고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사업성과 상품성 뛰어난 20대 남자 배우 캐스팅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30~40대 남자 배우와 도전적인 20대 여배우를 매치해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지상파 TV의 주 시청자 연령대를 고려해 중장년층도 잘 아는 배우를 섭외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시청자들 눈이 높아지다 보니 역할에 딱 어울리는 배우를 기용하는 '적역 캐스팅'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예전엔 인기 많은 연예인을 데려다가 억지로 연애만 시켜도 통했지만, 이제는 캐스팅과 연기력에 수긍이 가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외면한다"고 말했다. 정석희 TV평론가는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진구, tvN '또 오해영'의 에릭, KBS '아이가 다섯'의 안재욱처럼 성숙하고 속 깊은 남성 캐릭터에 대한 여성 시청자들의 갈증이 커진 것"이라며 "단순 로맨스를 넘어 배우 본연의 연기력과 아우라가 필요한 장르물이 많아지는 것도 이유"라고 했다.
기고자 : 최수현
본문자수 : 122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