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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걸려 있는 벽 뒤편에 또 다른 거장 티치아노의 '전원의 합주'〈사진〉라는 작은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가운데 앉은 두 명의 음악가 양옆에 누드로 그려진 두 여성 중 하나는 피리를 들고 있고, 하나는 유리 항아리의 물을 따르는 작품이다. 이들은 예술의 영감을 전해주는 뮤즈다. 두 음악가의 작곡을 도와주기 위해 피리 소리와 물소리 같이 아름다운 악상을 전해주고 있는 중인데, 음악가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여성의 벗은 몸을 그렸으면서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이처럼 신화에서 묘사된 방식으로 그들을 그렸던 덕분이었다.

1863년 5월 15일 파리 살롱전에 에두아르 마네가 출품한 '풀밭 위의 점심 식사'라는 그림이 지금에 와서는 모더니즘의 탄생을 알리는 걸작이라 평가받지만, 당초에는 살롱에 진입하는 것조차 퇴짜 맞았다. '전원의 합주'를 재해석한 것이라는 마네의 해명 때문에 오히려 격렬한 비난을 받았는데, 티치아노의 뮤즈들과 반대로 너무 노골적인 동시대 사람들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화와 예술은 서양인들의 의식에 견고하게 존재한다.

'전원의 합주'가 르네상스관(館)에서 분명 눈에 잘 띄는 그림은 아니지만, 여기 그려진 두 뮤즈를 통해 예술적 상상력을 북돋워주는 그들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가 'Museum'이라는 단어를 번역할 때 사용하는 박물관이라는 말은 그 의미를 정확히 전달한다고 보기 어렵다. 곳곳의 여러 물건을 모아놓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곳엔 인류가 살아온 시간과 성과가 있다. 아름다운 것을 찾으려는 우리 노력이 살아 있는 그 장소에, 예술에 대한 영감을 전해주는 '뮤즈들의 전당'만큼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

지금 와서 우리의 표기를 바꿀 수야 없지만, 그곳에 그들의 혼을 만나기 위해 간다는 의미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뮤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함께한다면, 구경보다 즐거운 진짜 여행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현배 미술사 연구가 기고자 : 안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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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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