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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고속 성장하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갖가지 규제 탓에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자산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선을 위해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라며 "기준 금액 변경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포럼 조찬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2008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렸다. 개정안이 2009년 적용되자, 대기업집단 규제 대상은 79개에서 48개로 줄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 수가 늘고, 지난달 셀트리온, 카카오 등 신생 기업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자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규제를 받는다.

대기업집단 지정 자산 기준을 상향하는 건 공정위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정 위원장은 "공정위가 일률적으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높일 수 있지만, 이 경우 다른 부처가 소관하는 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며 "관계 부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기준을 차용한 고용·세제·중소기업 관련 법은 64개에 이른다.

공정위는 대기업 지정 기준 자산 요건을 상향하거나, 과거처럼 재계 자산 상위 1~30위 등 순위로 끊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또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신산업의 경우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더라도 일부 규제를 예외로 해달라는 업계의 주장도 검토 중이다.

한편 공정위는 대기업의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를 의무화하는 일명 '롯데법'은 20대 국회 때 다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해외 계열사를 통한 국내 계열사 소유·지배 현황을 모르고서는 대기업 정책을 펼 수 없다"고 했다.

[그래픽] 정부 지정 대기업 집단 추이 /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 변화 기고자 : 양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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