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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68) 대통령이 최장 180일간 직무를 정지당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브라질 상원은 12일(현지 시각) 탄핵심판 절차 개시를 촉구하는 상원 특별위원회의 의견서를 표결에 부쳐 찬성 55표, 반대 22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상원 특위는 곧바로 탄핵 사유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브라질 법은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되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도록 하고 있어 이날부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오는 8월로 다가온 브라질 올림픽이 차질을 빚고, 브라질 정국도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특위가 6개월 이내에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이 안은 연방대법원장이 주관하는 상원의 최종 표결에 부쳐진다. 여기서 재적 의원 81명의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축출되고 테메르 부통령이 2018년까지 남은 임기를 넘겨받는다. 이날 표결에서는 탄핵심판 절차 개시를 찬성한 의원이 55명이나 돼 이대로라면 호세프는 대통령직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히카르두 레반도비스키 브라질 연방대법원장은 이날 표결 직후 "탄핵심판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9월 중에 끝낼 것"이라고 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직접적 이유는 연방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등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지만, 최악의 경제난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관련 부패 스캔들 등이 실질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표결 직후 내각 총사퇴를 결정했다. 집무실의 짐도 정리해 관저로 옮겼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표결을 '쿠데타'에 비유하면서 "범죄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를 결정하고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킨 행위는 역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 A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