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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송병선 옮김｜민음사｜240쪽｜1만4000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의 주요 연설문을 모은 책이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20세기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의 솔직하고 재치있는 육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대표작 '백년의 고독'을 구상하는 데만 19년이나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글을 쓰기에 좋다고 판단되면 한참 동안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그것이 무르익도록 놔둡니다"라며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달콤한 부분은 그 이야기를 착상하고, 그것을 살찌우고, 계속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활동"이라고 밝혔다. 가장 지겨운 부분은 소설을 쓰느라 책상 앞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라는 것.

작가는 연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970년 베네수엘라에서 한 연설에서 "저는 이 연단에 오르게 된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가가 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라고 했다.

연설과 창작 모두 자기 의지와 무관하다고 너스레를 떤 것. 그러나 그가 1982년 노벨상을 받으면서 한 연설 '라틴 아메리카의 고독'은 불후의 명문으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도전은 우리의 삶을 믿을 만하게 만들어 주는 양식화된 도구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바로 우리 고독의 핵심입니다."

작가는 남미(南美) 민중의 상상력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 "그것은 축제의 문화이자, 미스터리의 문화이고 고정된 사고를 허무는 문화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후진성의 힘입니다."

기고자 : 박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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