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미국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이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밑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는 경선 과정에서 그를 향해 비난을 퍼붓던 인물들도 포함돼 '트럼프 대세론'을 실감케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투항파로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상원 의원을 꼽을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유세 도중 "바보 같은 린지 그레이엄"이라며 비난하면서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고, 그레이엄은 이에 맞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가장 안 된 인물"이라고 역공하며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야구방망이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최근 15분 동안 전화상으로 국가 안보 정책을 논의했다. 그레이엄은 전화 통화 이후 "트럼프가 뛰어난 유머 센스를 갖고 있다"며 "분명히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트럼프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미친 사람"이라고 비난했던 보비 진달 전 루이지애나주지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힐러리와 트럼프라는 두 가지 나쁜 선택 중 트럼프가 나은 쪽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보수 진영의 암'이라고 규정했던 릭 페리 전 텍사스주지사도 러닝메이트를 자청했다.

트럼프는 경제적으로도 큰 후원자를 만났다. 세계 3대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은 지난 5일 트럼프와 만찬을 가진 뒤 1억달러(약 1172억원)를 후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아델슨은 유대인 그룹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 트럼프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한편 뉴트 깅리치 전 미국 연방 하원 의장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1순위로 자신이 거론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로부터 부통령 후보 제안을 받으면 수락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미국 시민에게는 잠재적 대통령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애국적인 결정을 내릴 의무가 있다"며 "트럼프 측과 말이 오간 것은 없지만,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기고자 : 윤정호
본문자수 : 1007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