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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랑스러우냐(sweet)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섹시(hot)한가요?" "내 전처의 매력을 1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트럼프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폭로 공세가 매섭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 시각) 트럼프의 연인, 회사 직원이었던 여성들과 그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지켜본 지인 등 50여명을 6주일에 걸쳐 인터뷰한 장문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제목은 '트럼프가 사적(私的)으로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트럼프가 고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여성들을 직장·파티·모임 등에서 대하면서 했던 행동과 발언을 정밀 취재한 내용으로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성희롱·성추행에 해당될 수 있는 사례들이 망라됐다.

트럼프는 고교 시절부터 여성 외모에만 집착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기습적으로 키스할 만큼 무례하며, 여성 외모를 놓고 품평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여성에게 외설적 발언을 대놓고 하는 불량 인간으로 묘사돼 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트럼프의 여성 비하적 발언이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모델 출신으로 한때 트럼프의 연인이었던 로완 브루어 레인은 26세 때였던 1990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저택의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억지로 수영복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50여명의 여성과 30여명의 남성이 초청된 파티에서 트럼프는 그녀의 손목을 끌고 방으로 데리고 가더니 수영복을 내주며 갈아입으라고 요구했다. 레인이 할 수 없이 수영복으로 갈아입자 트럼프는 "와우"하고 탄성을 터뜨린 후 손님들에게 데리고 가 "정말 끝내주는 트럼프의 여자예요"라고 했다. 그 후 몇 달간 그녀는 44세 이혼남인 트럼프의 연인으로 지냈다.

트럼프가 다녔던 기숙 고교 뉴욕군사학교의 동기생 조지 화이트는 "트럼프가 여학생들의 미모에 극도로 민감했다. 여학생들을 학교로 초대하는 행사가 열리면 트럼프는 똑같은 여학생을 두 번 데려오는 법이 없었다. 모두 예쁘고 교양미 넘치는 데다 옷을 잘 입었다"고 했다.

1997년 유타주 대표로 미스 USA 대회에 참가했던 템플 타커트(당시 21세)는 "트럼프가 갑자기 입술에 키스를 한 적이 있다. (두 번째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와 결혼 상태였을 때였다"고 주장했다. 2009년 캘리포니아주 미인 대표였던 캐리 프리진은 그해 미스 USA 대회 참가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트럼프 앞에 서 있었을 때 "트럼프가 참가자들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연이어 '흠'하고 (감탄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트럼프는 1980년대 트럼프타워 공사 총감독으로 여성인 바버라 레스를 임명할 정도로 여성의 업무 능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하고 기회를 줬다고 한다. 그러나 사적으로는 '문제 있는 남자'였다. 체중이 늘어난 여성에게 "사탕 좋아하는구먼"이라고 말하는 건 보통이고, 업무 논의 중에도 여성 외모에 대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연인 사이에서나 쓰는 '자기'라고 부르는 일도 잦았다는 게 여성 직원들의 증언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1991년 '피플매거진' 취재기자와 트럼프의 대변인을 자처한 '존 밀러' 사이에 오간 14분 20초 분량의 통화 녹음을 이날 공개했다. 피플매거진 기자가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 이반나와의 이혼, 모델들과의 염문 등을 취재하기 위해 트럼프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더니 '존 밀러'가 트럼프에 대해 칭찬하는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목소리 톤이나 말투로 단번에 트럼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트럼프가 대변인을 사칭해 자기 자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고자 : 김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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