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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부에 자리한 '그랜드 인도네시아' 쇼핑몰. 입구부터 'DISKON(할인)'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명품으로 치장한 여성들이 벤츠, BMW, 포르셰 등 고급 차량 문을 열고 속속 내렸다. 매장은 평일임에도 양팔에 종이 가방 서너 개씩을 든 쇼핑객들로 붐볐다.

인도네시아 인구(人口)는 2억5500만명으로 세계에서 넷째로 많다. 도시 거주자는 1억5000만명, 중산층은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6100만명이고 인터넷 이용자도 5100만명에 달한다. 한국 전체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GDP(국내총생산)는 9370억달러(약 1097조7000억원)로 세계 16위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향후 15년간 인도네시아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고급 호텔이 밀집한 자카르타 중심부 탐린(Thamrin) 지역은 밤에도 불야성을 이뤘다. 자카르타를 관통하는 도시고속철(MRT) 공사가 한창인 까닭이다. 자카르타 시내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고층 빌딩을 짓는 타워크레인도 눈에 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건설 시장 규모는 1049억달러(약 122조8900억원)로, 동남아시아 10개 국가를 통틀어서 최대다. 하지만 인프라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반도 9배에 이를 정도로 땅덩어리가 넓고, 인구도 많아 그만큼 공공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코 위도도 정부는 5519조루피아(약 486조원)를 투입해 3650㎞에 이르는 고속·일반도로 건설, 주요 124개 항만 신설 및 확장 등 5개년 개발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또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도 앞두고 있어 건설 호재가 많다.

한국 IT(정보기술) 기업들에도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삼성전자(점유율 32.9%)다. 자카르타 쿠닝안(Kuningan) 지역 롯데쇼핑 애비뉴에서 만난 직장인 제판야 데비(29)는 "갤럭시 S7을 사기 위해서 두 달 가까이 모은 돈을 찾았다"며 "여유가 있는 친구들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스마트폰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駐)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각축전이 가장 치열한 나라가 바로 인도네시아"라고 말했다.

[그래픽] 인도네시아 / 경제지표 / 지난해 인도네시아 해외 직접투자(FDI) 국가 기고자 : 김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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