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16일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을 책임질 청와대 경제 브레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15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정책조정수석에,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경제수석에 임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청와대 인사(人事) 행태를 보면 우리 경제 정책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안·강 수석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함께 일할 때부터 '악연(惡緣)'이 있다. 김 대표는 당시 박근혜 후보 공약을 만드는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고, 안 수석은 실무추진단장, 강 수석은 실무추진단 부단장으로 일했다. 김 대표가 '경제 민주화' 전문가로 외부에서 영입됐다면 안·강 두 수석은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을 도와온 '측근'이었다.

두 수석은 당시 김 대표가 추진했던 경제 민주화, 재벌 개혁에 대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함께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당시 이들의 역할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두 사람은 행복추진위에 배치된 지 한 달여 만에 후보 비서실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김 대표는 안·강 두 수석이 경제 민주화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안·강 두 수석을 비롯한 측근들은 김 대표가 당내 의견 등은 무시한 채 자기 정치를 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발언에 대해 "과거 인연이나 사적인 감정 때문에 청와대 인사를 비판한 것은 아니다"며 "김 대표가 야당 대표이지만 구조조정을 언급할 정도로 한국 경제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어제 청와대 인사는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남은 임기 때도 유지하겠다는 뜻이어서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그간 소니, 노키아 등 세계 1등 기업들이 몰락한 예를 들며 대기업 의존형인 한국의 경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대표는 이날도 "최근에 시작한 해운산업 구조조정 문제만 봐도 근본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종래 방식과 마찬가지로 부실기업 생명 연장해주는 구조조정으로 갈 것이라는 기류가 보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날 김 대표의 언급이 앞으로 벌어질 안종범·강석훈 수석팀과 김종인 대표 측과의 정책 대결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기고자 : 박수찬
본문자수 : 117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