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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46)은 16일 오후 11시쯤(현지 시각)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박물관에서 열린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시상식 직후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훌륭한 동료, 선후배 작가들이 많이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설 '채식주의자' 속 주인공 '영혜'는 어떤 인물인가.

"더 이상 인간에 속하기를 원하지 않는, 결벽의 가능성을 믿었던 인물이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이다. 국내 문학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가 지금까지 써온 소설은 상업성이나 대중성이 없는 것들이었다.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갖고 씨름하는 내용이랄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독자들이 소설을 읽는 것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대중성이 없는 작품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란 뜻인가.

"조금 불편하거나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문학 작품들을 내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고 (작가가 가진) 질문을 나눠 갖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말 좋은 일일 것 같다."

―오늘 상을 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좋은 번역자와 편집자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이번 수상으로 본인의 작품 활동이나 내용에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금방 잊어야 할 것이고 또 잊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계속 글을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쓸 때마다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글을 쓸 때는 글만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인가.

"오늘만큼 또는 그보다 기쁜 날도 있었다. 행복이란 아주 개인적인 것이고, 기쁨은 개인적인 순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음 작품은.

"다음 주에 새 책('흰')이 나온다. 세상의 하얀 것들에 대해 쓴 것이다.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어떤 삶의 발굴, 빛이라든지 투명하고 더럽혀지지 않는 것, 더럽힐래야 더럽힐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해 쓴 책이다. 하나의 소설로도 읽힐 수 있고, 65편의 짧은 산문 또는 시로도 읽힐 수 있는 작품이다."

기고자 : 장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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