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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건 서브(serve)다. 상대방에게 공을 넘겨준다는 의미에서 '서비스'(service)라고도 한다. 물론 순순히 내어주는 공이 아니라 '공격의 시작'이다. 한국 여자배구팀에서 서브는 강력한 득점원이다. 17일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데도 서브의 역할이 컸다. 한국은 이날 9개의 서브 에이스를 따내 일본(3개)을 압도했다. 라이트 김희진이 혼자서 서브 에이스 5개를 책임졌다.

숫자만 많았던 게 아니다. 대표팀 막내 강소휘(19)는 이날 1세트 18－19로 뒤지던 상황에서 강력한 서브 에이스를 터뜨려 분위기를 바꿨고, 한국은 귀중한 첫 세트를 가져왔다. 고비마다 상대에 찬물을 끼얹는 서브 득점은 1점 이상의 가치를 낸다. 마사요시 마나베 일본 감독도 "초반 한국의 강한 서브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자평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서브는 스파이크 서브다. 마치 스파이크를 날리듯 공을 강하게 때리는 것으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손바닥과 손가락 전체를 활용해 공에 역회전을 넣는다. 야구의 패스트볼(직구)과 비슷하다. 한국의 주포 김연경이 대표적인 스파이크 서버다. 192㎝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강하게 공을 때려내는 스파이크 서브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이세호 KBS N 해설위원은 "김연경의 서브는 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 같은 제구력도 갖고 있어 받아내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강소휘의 스파이크 서브는 상대 코트의 엔드라인을 노린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아웃이 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도발적 서브다.

이세호 해설위원은 "일본 선수들은 (위험천만한 순간에 나온) 강소휘의 서비스를 보고 '저 선수가 제정신인가'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플로트 서브'의 비중이 늘었다. 회전이 거의 없는 상태로 날아가다가 좌우로 휘어진다. 축구의 무회전 킥이나 야구의 너클볼과 비슷한 원리다. 평균 시속이 50㎞ 안팎으로, 느려 보이지만 공이 휘청거리듯 미세하게 움직여 막상 공을 받으면 어이없이 튕겨 나가기도 한다.

이도희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정확도가 높은 서브라서 목적타(수비가 약한 상대를 골라 공격하는 것)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에선 센터 김수지와 양효진 등이 플로트 서브를 잘 구사한다. 타점이 높은 양효진의 플로트 서브는 네트 바로 위에서 내리꽂는 듯한 위력이 더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희진은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서브 득점(세트당 0.318개) 1위에 올랐다. 그는 수평으로 날아오다가 마지막에 뚝 떨어지거나, 솟아오르는 '플랫 서브'에 능하다. 이번 여자 배구 세계예선전에서도 이 '마구(魔球)'를 앞세워 전체 선수 중 서브 에이스 선두(8개)를 달리고 있다. 이도희 해설위원은 "김희진의 서브는 회전도 적고, 공에 움직임도 많은데 파워까지 좋다"며 "야구에 비유하면 지저분한 변화구가 빠르게 날아오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카자흐스탄 누르고 3승

한편 한국은 18일 열린 세계예선전 4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대0(25－16 25－11 25－21)으로 물리치며 3승(1패)째를 거뒀다. 승점 9를 챙긴 한국은 8개 참가국 중 이탈리아에 이어 2위에 올라 리우올림픽 출전 전망을 한층 밝혔다.

[그래픽] 한국 대표팀 주 무기 삼색 서브 / 한국팀 4경기 서브 득점 기고자 : 이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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