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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말 취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로 재집권 1241일을 맞았다.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집권 기간(1241일)과 같은 기록이다. 2006년 1차 집권 기간(366일)을 합치면 통산 1607일로 전후 일본 총리 중 5위에 해당한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지지도가 탄탄한 데다 야당이 지리멸렬해, 올 7월 참의원 선거 후에도 아베 정권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내년 6월 16일까지 버티면 집권 기간 2000일을 맞게 된다. 메이지유신 이후 2000일 이상 집권한 총리는 단 4명으로 2차 대전 이후로만 따지면 2명에 불과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재집권 초기에는 안보 관련법을 바꾸고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등 매파 공약 실현에 주력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사회보장 등 생활성 정책으로 축을 옮겼다"면서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완급을 섞어가며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목표로 갈 것"이라고 했다.

◇식지 않는 인기… 지지율 50% 넘어

일본 경제는 올 들어 엔화 가치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동일본 대지진 후 최악의 자연재해라는 구마모토현 지진도 났다. 하지만 이런 악재에도 아베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13~15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오른 53%를 찍었다. 이달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도 7월 참의원 선거 때 자민당을 지지하겠다는 사람이 두 달 전보다 8%포인트 늘어난 44%를 기록했다. 반면 최대 야당인 민진당의 지지율은 15% 정도였다.

민진당의 전신(前身)인 구민주당은 올 1월 백지에 검은 글씨로 '민주당은 싫어도 민주주의는 지키고 싶다는 당신께. 야당으로서, (아베 총리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맡게 해달라'고 쓴 '자학 포스터'를 냈다. 집권당이 되는 건 포기하고, 거대 여당을 견제할 표를 달라고 읍소한 것이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올 3월 민주당과 유신의당이 합당해 '민진당' 간판을 내걸었지만 지지율 상승효과는 미미했다.

◇'대통령형 총리'로 막강 권한 행사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대통령형 총리'가 돼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총리 관저의 힘이 막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3년 반 동안 '국가안전보장국''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정부대책본부''일억총활약본부'같은 총리 직속 기관을 연달아 신설했다. 총리와 총리 핵심 측근이 역점 사업을 직접 챙기는 구조다.

또 '내각인사국'을 만들어 중앙 부처 인사를 장악했다. 작년 7월 중앙 부처 정기 인사 때는 다나카 가즈오(田中一穗) 비서관이 재무성 차관에,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 비서관이 총무성 국장에 임명되는 등 총리 측근이 부처 요직에 줄줄이 발탁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심할 때는) 과장급 인사에까지 총리 관저의 입김이 미친다"고 보도했다.

◇정치 자금도 자민당으로 집중

자민당 내부도 아베 총리에 도전할 사람이 없는 '아베 1강(强)' 상태다. 올 초에는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치를 수 있도록 3년 임기 총재를 세 번 이상 못 하게 한 자민당 규약을 바꾸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정치 자금도 탄탄하다. 작년 11월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정치 자금 86%(22억1500만엔)가 자민당으로 가는 돈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 출범 후 '호가초'(奉加帳) 시스템이 부활했다"고 썼다. '호가초'는 절이나 신사의 시주 장부를 뜻하는 말로, 1960년대 이후 일본 기업들이 매출액에 맞춰 할당량을 채우듯 자민당에 헌금해온 관행을 가리킨다.

[그래픽] 전후(戰後) 일본 총리 재임 기간 기고자 : 김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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