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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쓰비시자동차에 이어 일본 4위 자동차업체인 스즈키자동차도 연비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잇단 연비 조작 파문으로 최고의 품질과 연비를 자랑해온 일본 자동차업계는 최악의 신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문제가 된 차량은 이 회사가 2010년 이후 일본에서 생산한 16개 전체 차종 210만대로, 일본 국토교통성이 정한 방식대로 야외 테스트 코스를 달려 실측치를 구하는 대신 실내 테스트에서 부품별로 실험해 나온 데이터로 연비를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테스트 코스가 바닷가 언덕에 있는 관계로 바람과 날씨의 영향에 좌우돼 실험이 어려웠다"며 "연비를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바람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실내에서 측정한 것"이라고 했다. 스즈키 회장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법령에) 정해진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깊이 사죄드린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스즈키 측은 측정 방법을 잘못됐지만 차량의 실제 연비와 소비자 카탈로그에 찍힌 수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 증시에서 스즈키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해 7년 만에 최저치(2613엔)를 기록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쓰비시에 이어 스즈키까지 연비 부정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 전체가 신뢰를 의심받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스즈키는 일본 내 경차 판매 2위 자동차 회사로, 1위인 다이하쓰공업과 치열하게 연비 경쟁을 벌여왔다. 작년 경차 판매량은 다이하쓰가 60만8772대, 스즈키가 55만9704대였다.

이번 부정은 미쓰비시자동차 스캔들이 터진 뒤 일본 국토교통성이 일본 자동차업계에 연비 측정 방법을 적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밝혀졌다. 스즈키는 "해외 판매 차량은 각국 법률에 따라 연비를 측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고자 : 이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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