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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1층까지 내려오는 데 10분 넘게 걸립니다."

32층 아파트의 21층에 사는 학생의 하소연이다. 이 아파트는 층마다 두 가구가 승강기 한 대를 이용한다. 총 64가구가 한 대로 오르내리는 셈이다. 하층부 주민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다 걸어서 내려가도 엘리베이터는 그 층에 정지한다. 심하면 상부층부터 만원일 때도 있다. 사는 곳이 중간층이면 걸어 내려가기에는 어중간하다. 간혹 '점검 중'이면 별수 없이 걸어야 한다. 상층에서 갑자기 위급 환자라도 생기면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승강기를 두 대 설치하면 문제가 거의 풀린다. 그러나 건설 회사는 공유 면적이 늘고 분양가가 오른다고 꺼린다. 현행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 판상형(모든 가구가 남향 등 한쪽을 향한 구조) 아파트는 한 층에서 2가구가 이용할 때 1대만 설치하면 되도록 한 것이 문제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조례로 30층 이상인 판상형 아파트는 한 통로에 두 대 설치를 의무화하였고, 경남 등 일부 자치단체도 조례로 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건축법 자체에 반영해야 한다.

김진관·한국국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기고자 : 김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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