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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와 서초구, 광진구가 잇따라 구청 청사(廳舍) 신축을 추진하고 나섰다. 종로구는 1880억원을 들여 지금의 청사를 68m 높이로 증·개축한다고 19일 밝혔다. 올 하반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8년 착공, 2020년 완공 계획이다.

종로구청은 본관과 2개의 별관으로 돼 있다. 본관은 일제시대인 1922년 지은 수송초등학교 건물을 1975년부터 쓰고 있고, 별관 2채는 본관 옆에다 각각 1977년과 1979년 지었다. 종로구는 '서울 미래 유산'으로 지정된 본관 건물은 외관을 보존하면서 내부 리모델링을 하고, 4~6층 저층 건물인 별관은 헐어낸 뒤 그 터에 각각 지하 5층에 지상 17층 건물을 새로 올린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27년째 쓰고 있는 현 구청 청사를 헐고 새 청사를 짓기로 했다. 48년 된 낡은 청사를 쓰는 광진구도 신축 계획을 수립 중이다.

지난 10여년 사이 서울시의 상당수 구청이 거액을 들여 청사를 지어 '호화 청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지금의 청사를 신축한 용산구는 무려 1522억원을 들여 청사를 지었고, 금천구는 2008년 1152억원을 들여 청사를 신축했다. 이들 청사는 외벽을 유리로 한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여름이면 찜통으로 변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 해 구 예산의 49% 수준인 876억원과 30% 수준인 873억원을 들여 지은 성동구와 관악구 청사도 마찬가지다.

종로구 등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청사 일부를 상업시설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종로구가 지을 구청 1별관은 2~6층만 공무원들이 사용하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 지상 7~17층은 상업시설을 들이기로 했다. 총 사업비 1880억원 중 1080억원은 구와 서울시가 대고 나머지 800억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담한다. 서초구도 건물 시공사인 LH가 1000억가량의 공사비를 부담하고, 대신 상업시설 임대료를 받아가는 구조다. 광진구는 공사비 719억원 중 447억원은 기존 부지 매각대금으로 쓰기로 했다. 종로구청의 경우 내부가 미로처럼 복잡해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직원들 업무공간도 비좁은 게 사실이다. 48년 된 광진구청 건물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꼭 신축만이 정답이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은평구청의 경우 2010년 건물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해 198억원만 들이고도 에너지 절약형 청사로 탈바꿈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200년 넘은 뉴욕 시청과 100년 넘은 샌프란시스코·파리 시청은 보수·보강을 통해 외관을 유지하며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 신축을 추진 중인 구청 청사들 사업비 / 호화 청사 논란 빚은 구청 청사들 사업비 기고자 : 김정환 안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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