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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의 둘째 아들 김신(金信·94) 전 공군참모총장이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 전 총장은 1922년 9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김구 선생을 따라 중국을 돌아다니며 항일·독립운동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일본 공군의 1937년 중국 난징 폭격을 목격하고 "훗날 공군력으로 조국 독립에 기여하리라" 다짐하며 조종사의 꿈을 키웠다.

1944년 중국 국민당 정부의 도움으로 중국 공군군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중국 공군 위탁교육으로 미 공군 랜돌프 기지에서 정식 비행훈련을 받아 조종사가 됐다. 1947년 귀국해 1948년 공군 학사사관 후보생 2기로 임관했다.

김 전 총장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F-51 무스탕 전투기를 인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인수에 참여한 10명 중 유일하게 중국 공군의 미국 위탁교육 시절 F-51로 훈련받은 경험이 있어 전투기 인수에 기여했다. 1950년 7월 3일부터 참전했고 지리산 공비 토벌 항공 작전(1951년 8월), 대한민국 공군 단독 출격 작전(1951년 10월) 등 전시에 총 19회 전투 출격 임무를 완수했다.

김 전 총장은 중장으로 전역한 후 주(駐)중화민국(타이완) 대사, 21대 교통부장관, 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중화민국 대사로 재직할 때 부친 김구 선생과 장제스 총통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중화민국 우호 조약 체결을 주도하는 등 양국 관계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2013년 펴낸 회고록 '조국의 하늘을 날다'에서 "백범 김구의 가족이라는 사실은 큰 자랑이자 짐이었다"고 썼다. 1948년 4월 김구가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연석회의에 참석하러 평양에 갔을 때 동행했다. 모란봉극장에서 열린 남북연석회의 개회식은 김일성 찬양 일색이었다. "아버지(김구)가 '남한에서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 반대하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하자 사람들이 손뼉을 쳐댔다. 그런데 아버지가 '북한에서 단독정부를 세우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하자 바늘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통일은 소련도 미국도 아닌 우리 동족끼리 해야 한다'는 말에 손뼉을 치지 않는 것을 보고 통일 정부를 세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1988년 초대 독립기념관 이사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일해왔다. 충무(1951년), 을지(1952·1953), 화랑(1956) 무공훈장, 건국훈장 애족장(1990)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 김진 전 대한주택공사사장,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김휘 전 에이블리 대표, 김미씨 등 3남1녀와 사위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결식은 21일 오전 6시30분 열린다. 안장식은 이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공군장(葬)으로 엄수된다. (02)2227-7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