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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인 로사이스 조선소. 안쪽으로 들어가자 마무리 의장 공사가 한창인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보였다. 길이 284m, 만재 톤수 7만2000t으로 10만t 전후인 미 최신 항공모함 10여척에 이어 그 다음으로 큰 항모이다. 조선소 관계자는 "의장 공사가 55% 진척됐다"며 "내년 5월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근 독에서는 '퀸엘리자베스급' 항모 2번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영국 해군이 신형 항모를 갖게 되는 것은 40여 년 만으로 '대영제국 해군이 부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퀸엘리자베스 항모가 국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 거리 당구공 크기 물체도 식별

항모는 곳곳이 하얀 천으로 덮여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지휘소인 함교는 모든 시설과 장치가 갖춰져 있었다. 레이더도 쉴 새 없이 360도 회전했다. 이언 부스 사업 책임자는 "전투 체계와 레이더, 동력 장치 등은 설비가 끝났다"며 "선실 일부 의장과 배관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퀸엘리자베스함은 작전 반경이 1만해리(1만8520㎞)에 달한다. 영국 해군 관계자는 "대서양과 지중해, 중동을 넘어 호주 서쪽 해역까지 작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 탐지 레이더는 400㎞ 이내 1000여개 비행 물체를 잡아낸다. 사이먼 페티트 해군사업단장(대령)은 "런던에서 벨기에 브뤼셀에 이르는 지역의 비행체를 모두 포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전투용 '아티잔' 레이더는 20㎞ 거리에서 당구공 크기 비행체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퀸엘리자베스함의 최고 자랑은 제5세대 F-35B 스텔스 전투기이다. 이 항모는 F-35를 36대까지 실을 수 있다. 우리 공군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으로 도입하는 F-35 전투기가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작은 국가 공군 전투력에 맞먹는 수준이다.

함재기들의 하루 출격 횟수는 최대 108회에 달한다. F-35 전투기가 하루 3번 출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전투기 36대로 108대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운용한 인빈시블급(2만2000t) 항모의 출격 횟수는 20~30회였다. 퀸엘리자베스급에는 해병대 250명도 탑승해 유사시 상륙작전을 수행한다.

항모는 전체가 첨단 자동화 시설로 구성돼 있었다. 격납고에 있는 전투기 4대가 1분 만에 갑판으로 올라온다. 승조원 1600여명 중 배 운항에 투입되는 인력은 7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전 인빈시블급의 720여 명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세계 2위권의 막강한 항모 전력 구축

영국은 퀸엘리자베스 항모 도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권 항모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항모를 보유한 유럽 국가는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인데, 이 중 가장 큰 프랑스의 '샤를드골함'도 만재 톤수가 4만3000t 정도다. 러시아의 쿠즈네초프급 항모는 6만t급이다.

항모가 실전 배치되면서 영국 해군의 위상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중동 지역 대테러전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역할이 더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 해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동 등지에서 작전을 할 때 미군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퀸엘리자베스함 도입 이후엔 독자적인 작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이 항모를 50년 동안 운용할 계획이다.

[그래픽] 영국 '퀸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제원 기고자 : 장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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