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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희정(51) 충남지사가 2017년 대선을 겨냥한 발언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야권(野圈)에선 안 지사가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지사는 총선 전까지는 같은 '노무현 사단' 출신인 문재인 전 대표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한 '후보 선수' 정도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선 경선 출마 때 충남지사직을 어떻게 할지 내부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20일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으로서 시대의 요구가 있는데 부름에 응하지 못하는 것은 가장 큰 죄"라며 "저에게 기대를 많이 거시는 분들에게 저는 불펜 투수(구원 투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열심히 연습해서 몸을 만드는 단계"라며 "정치인의 가장 큰 문제는 시대의 요청이 있을 때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대선 출마 뜻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도지사 선거 때도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답했다. 안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문 전 대표를 계속 응원해야 할지, 아니면 직접 슛을 때리기 위해 뛰어야 할지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안 지사가 대선에 나설 경우 문 전 대표와의 정면 승부는 물론 친노(親盧)의 분화(分化)가 예상된다. 최근까지 친노 내부에서는 "형님(문재인) 먼저, 그리고 아우(안희정)"라는 '순차 등판론'이 유력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박완주·정재호·김종민·조승래 등 '안희정 사단' 소속 당선자들이 크게 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안 지사 측은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상하(上下) 관계가 아니다"며 "시대에 맞는 의제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선후(先後) 관계는 부차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안 지사의 대선 출마 시사에 대해 "안 지사 같은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큰 영광"이라며 "그만큼 우리 정치가 발전하는 것으로 본다. 든든하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라는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정치·경제는 물론 외교·안보까지 대선을 위한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안 지사 측은 내년 4월 이후로 예상되는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경우 과거 김문수 전 경기지사처럼 도지사직을 유지할지, 김두관 전 경남지사처럼 도지사직을 사퇴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정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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