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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이 해외 원정 도박을 한 기업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직 경찰 경무관이 기업인과 마카오 카지노에 동행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정식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11월 마카오 카지노 VIP룸에서 169억원가량의 도박을 하고, 회사 돈 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켄오스해운 문식(57)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100억원대 상습 도박 혐의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기소한 지 한 달 만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당시 분당경찰서장인 신현택(49) 경무관이 2012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문 대표 등과 홍콩, 마카오를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신 경무관과 문 대표가 함께 호텔 카지노에 갔다"는 목격자 진술도 있었다. 여행 경비를 모두 문 대표가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경무관을 불러 조사를 했다. 하지만 정식 입건은 하지 않은 채 경찰에 '비위 통보'만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신 경무관을 분당서장에서 직위해제하고 경찰대 치안연구소로 보내 사실상 대기 발령을 내렸다.

국무총리실 중앙징계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어 신 경무관에 대한 파면을 의결했다. 현직 경찰 간부 신분인 사람이 문 대표의 불법 도박 사실을 눈감아주고 문 대표 돈으로 해외여행을 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이겠느냐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공무원이 스폰서를 받아 도박 현장까지 동행했다면 검찰로선 함께 도박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하는 게 당연하다"며 "검찰이 내사 종결하고 경찰에 비위 통보만 한 것은 봐주기 수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도박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 신 경무관의 소명이 있었고, 목격자 진술 외에 그가 도박을 했다는 직접적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고자 : 박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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