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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 기형을 앓는 차성운(36)씨는 인천 서구 자신의 집에서 이중 생활을 한다. '낮엔 창작물 감시자, 밤엔 창작자'로서다.

낮일은 온라인 불법 유통 복제물을 감시하는 '장애인 저작권 지킴이' 활동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연계 사업이다. 밤에는 고교 때 취미였다가 이후 생업이 된 가요(주로 힙합) 작곡을 한다.

"하루 8시간, 주5일을 최저 임금(시간급 6030원) 수준으로 근무하는 터라 세 식구 생계 수단으론 부족하지만, 몸이 불편하고 야간 작업까지 집에서 하는 제겐 최적입니다. 아내, 딸(4)과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저작권 지킴이는 웹하드·카페·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영화·음악·방송·출판·게임·소프트웨어가 불법 유통돼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를 감시해 저작권단체연합회에 신고하는 역할을 한다.

재택근무가 가능해 지난해와 올해 장애인 지킴이 145명이 선발됐는데, 그중 84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차씨는 지난 2월부터 윈도·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 감시 임무를 맡아, 불법 유통 사례를 발견하면 이를 즉시 캡처(화면 내려받기)해 엑셀 파일로 정리한 뒤 신고하는 일을 한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 이상으로 달리기를 아예 해본 적이 없고, 21세에 장애 2등급 판정을 받았어요. 심장 이상은 겉으론 말짱해 보이지만 가끔씩 심장이 미친듯이 뛸 때나 심박이 멈춘 듯한 증세가 올 때 그 자리에서 쉬어야 해, 사정 모르는 이들의 오해를 사곤 했지요."

차씨는 힙합 기획사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3층 이상 계단을 쉼 없이 오를 수 없는 몸 상태여서 주 5일 통근하는 직장을 다닌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심야 작업으로 자작곡 40여곡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했는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은 아직 없다"고 말했지만, 마니아들 귀에 익은 '리기동'(45RPM) 'U.F.L.'(MC 스나이퍼) 등이 그의 작품이다.

차씨는 "창작하는 입장이라 저작권을 지키는 일을 맡은 데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고자 :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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