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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추도식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문재인 전 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여야(與野) 지도부와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일반 시민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안철수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출입이 여의치 않았다. 안 대표가 행사 30분 전 추도식장에 도착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전라도로 가라" "이명박 앞잡이 안철수야, 남의 제삿날 왜 오냐" "대권 욕심에 눈먼 안철수" 등의 폭언을 했다. 노무현 재단 관계자들이 "욕하지 마세요"라며 만류하고 일부 참석자들도 "새누리당을 욕해야지 형제한테 그러면 어쩌느냐"라고 했지만, 일부 몸싸움도 있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와 일부 의견 충돌을 했던 김종인 대표가 행사장에 들어설 때는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야당 관계자는 "총선 승리가 좋은 분위기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들어설 때는 참석자들이 '문재인'을 연호하며 함성과 환호를 보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별 제지 없이 추도식장에 들어갔다.

추도식에선 애국가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됐고 참석자 전원이 기립해 제창했다. 일부 여권 인사는 부르지 않았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중단을 언급하며 "이것이 지난 8년의 과정이다. 다시금 역사를 돌이켜야 한다"고 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지난 4·13 총선 결과에 대해 "낫과 죽창 들고 민란 일으키는 심정으로 여소야대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야권의 총선 승리를 의식한 듯 예년에 비해 발언 수위를 낮췄다. 지난해 6주기 추도식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반성도 안 했다"고 했던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는 별다른 정치적 언급 없이 짤막한 감사 인사만 했다.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경남 김해을) 당선자도 이날 "이제는 대통령님을 '우리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 역사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 지도부는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재인 만세" "안철수는 가라" 등의 구호가 엇갈렸다. 참배 후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면담했다. 이날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친노'라는 말로 그분을 현실정치에 끌어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며 "(국민의당도) 같은 마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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