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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전국의 집배원이 복지 수요가 많은 농어촌에서 맞춤형 민원·복지 서비스에 나섰다. '행복배달 빨간자전거'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집배원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만나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의 생활 상태나 주민들의 불편 혹은 위험 사항을 제보하면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농어촌 주민은 대부분 고령이고 혼자 사는 집이 많기 때문에 병에 걸리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며칠씩 방치될 수 있다. 또 축대가 무너질 위험성이 있거나 도로 파손으로 안전 사고가 우려돼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배원은 매일 가가호호 방문하고, 또 주민들을 만나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도움 줄 수 있다.

올해로 3년을 맞은 이 서비스를 통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80대 노인을 집배원이 발견해 생명을 구했다. 또 겨울에 컨테이너에서 살며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던 독거 노인이 구청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경운기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주민이나 주택 화재 등도 즉시 조치가 이뤄져 생명과 재산을 지켰다. 이렇게 지난달까지 총 1300여건이 발견되고 해결됐으니 집배원들이 주민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집배원들의 이 같은 활동만으로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1인 고령 가구가 늘고, 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도움의 손길이 더 많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공무원 수만 보더라도 OECD 국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취약 계층을 발굴하고 도움을 전달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부가 시행하는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거나, 내가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를 검색하는 등 정보 전달 수준이 향상되긴 했다. 하지만 복지 분야는 그 특성상 아직까지 사람과 사람이 맞대고 현장에서 직접 처리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이웃이 많다. 집배원의 '빨간 자전거'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농어촌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소외계층이 어려운 생활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모두가 '행복배달 빨간자전거'가 되어 전국 곳곳을 누비는 복지 지킴이가 되면 어떨까.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 기고자 : 김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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