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의혹에 대해 최강희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분명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제가)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 감독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판 매수 혐의를 받는) 스카우트도 코칭 스태프의 일원이고, 제가 팀을 맡는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불거진 전북의 심판 매수 스캔들이 하루 만에 감독의 사의 표명으로 번진 것이다. 전북의 스카우트 차모(48)씨는 2013년 심판 2명에게 5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최 감독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심판 매수와 관련한 사실 관계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최 감독은 "(문제가 된 시기는)내가 (대표팀 감독으로) 팀을 떠나 있었고 내가 떠나 있던 시기에 팀이 어려워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 사람(스카우트)의 충성심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지인처럼 지냈던 사람들(심판)과의 관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책임지겠다고 발언하자 옆자리에 있던 전북의 이철근 단장은 "구단의 책임은 내가 맡고 있다"며 "최 감독이 책임진다는 건 맞지 않는 것 같고, (내가) 책임질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사의를 표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단장은 "상황에 따라서는…"이라고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전북은 이날 멜버른을 2대1로 물리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멜버른과 원정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1·2차전 합계 3대2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CL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축구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심판을 매수한 전북을 2부 리그로 강등시켜야 한다"거나 "지금까지 거둔 성적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등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전북 서포터스 M.G.B.(Mad Green Boys)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응원은 선수들을 향한 것이지 구단에 대한 팬들의 면죄부가 아니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승재
본문자수 : 116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