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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인 미세 먼지를 줄이는 방안으로 경유 차량에 대한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 억제 방법에 대해 정부 부처 간에도 시각차가 현저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휘발유와 경유에 각각 다르게 부과해 휘발유와 경유의 소매 가격 비율을 100대85로 유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가격 비율이 100(휘발유) 대 93(경유)이므로 국내에서 경유가 상대적으로 더 싼 편이다. 지난해 경유차는 전국에서 96만대가 새로 등록돼 휘발유차 등록 대수(68만대)를 크게 웃돌았다. 환경부는 적어도 OECD 평균 수준으로 세금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달 초 관계 부처 회의에서 2018년 12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일몰(日沒·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 적용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면 에너지 세금제도를 정비해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경유에 대한 세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경유 의존도가 높은 서민층의 반발이 예상되고, 증세 논란을 피할 수 없는데다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기재부는 대신 경유차 보유자가 자동차세에 포함시켜 납부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인상하면 경유차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경개선부담금 인상은 환경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데 굳이 세금제도를 바꾸자는 건 경유값 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른 부처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을 조정하자는 환경부 방안이나 기재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환경개선부담금 인상을 모두 껄끄러워한다.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치게 되므로 어느 쪽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확하게 미세 먼지 오염원을 먼저 파악한 다음 정책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직 미세 먼지 발생량 중 어느 정도가 경유차에서 비롯된 것인지 납득할 만한 측정치가 없다.

환경부는 다음 달쯤 발표할 미세 먼지 종합 대책으로 ▲노후 경유차 폐차 유도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시 차량 부제 실시 ▲공해 유발 차량의 도심 진입 제한 등을 발표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원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경제 부처가 경제 논리만 내세우며 현상 유지에 급급할 게 아니라 환경부와 타협을 이끌어내도록 한발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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