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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신해철 법'이 지난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의사는 의사들을 모두 범죄자로 만드는 법안이라며 도입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개정안 핵심은 환자 사망이나 중상해와 관련한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환자 측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 신청을 하면, 심의 조사가 자동 개시된다는 내용이다. 개정안 이전에는 병원이나 의사가 환자 측의 조정 신청을 받아들여야 조사와 조정 절차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의료분쟁 조정 개시율은 43%에 머물렀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환자 사망과 관련 분쟁 조정 신청이 폭주할 것이 뻔하다"면서 "병원들이 중증환자 진료를 회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산부인과 의사회는 24일 "뇌성마비 발생이 우려되는 분만 진료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법 전문가 사이에서는 의료계가 과잉 반응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선욱 의료전문 변호사는 "조정이 자동 개시되더라도 병의원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 효력이 없기에 병원이 일방적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분쟁 과정에서 환자 측이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억지 난동을 부리면 아예 조정 신청을 못 하게 될 수도 있어 병원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 분쟁 개정안을 Q&A로 알아본다.

―어떤 경우에 의료 분쟁 조정 절차 조정이 개시되나?

"환자 사망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했을 때, 환자 측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 신청한 경우다. 한 달 이상의 의식불명 상태이었거나, 중증 장애에 해당하는 장애등급 1급도 해당한다. 장애 1급 구체적 대상은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 조정 신청 시한은 정해져 있나?

"조정 제도가 도입된 2012년 4월 이후 발생한 의료 분쟁 중에서 경과된 지 10년 이하의 건에 대해 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앞으로 의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환자 측이 10년 내에 조정 신청을 하면 심의 조사가 이뤄진다."

―언제부터 시행되나?

"정부가 개정안을 구체화해 공포하면, 6개월 이후 시작된다. 이르면 올해 말에 시행될 예정이다."

― 자동 개시가 되면 뭐가 달라지나?

"환자 측이 제기한 조정 신청 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로 이뤄진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단이 환자의 진료 기록을 토대로 적절성 여부를 판단한다. 분쟁 당사자인 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의료인 책임 여부와 배상액 등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면 더는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

― 이 법안이 왜 '신해철 법'인가?

"외과수술 직후 사망한 가수 신해철 사건이 의료사고 논쟁을 불러오면서 이를 '신해철 법'으로 부르고 있다. 신해철 사건은 현재 의료소송 중인데, 해당 병원이 조정 신청을 거부하여 소송으로 간 것이 아니고 바로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기에 엄격히 말하면 의료 분쟁 절차와 관련이 없다. 의료 분쟁에 대한 불만을 대중 여론과 맞물려 제기하려는 뜻에서 '신해철 법'으로 불린 측면이 있다."

―의료계에서 '비의료인이 전문적인 의료행위를 평가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는데.

"의료 과실 여부를 판정하는 감정위원회 절반은 법조인 등 비의료인이다. 하지만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소속된 상근 감정위원과 과실조사관은 모두 의료인이다. 상근 감정위원의 의학적 판단이 비의료인이 포함된 감정위원회에서 뒤바뀐 적은 없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환자나 의료기관 둘 중 하나가 조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법적 강제성이 없다. 조정 합의안에 불만이 있거나, 의료기관이 합의하지 않은 것에 이의가 있다면 의료소송으로 갈 수 있다."

[그래픽] 의료 분쟁에 대한 조정·중재 신청 추이

[그래픽] 환자 측이 의료 분쟁 조정 신청하면 자동 개시되는 경우 기고자 : 김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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