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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야당이 법인세 인상을 본격 검토하는 이유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대기업에서 세금을 덜 걷어 투자 활성화를 유도했지만 고용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공약한 박근혜 정부가 세금 대신 빚으로 재정을 충당하면서 늘어난 국가 채무가 정권 교체 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야당은 법인세 인상을 추진했지만 의석수 부족으로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인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능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고, 특히 대기업에서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다. 더민주는 현재 19대 추진 법안과 총선 공약 가운데 올해 우선 추진할 정책을 선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법인세 정상화'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올해 안에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며 "(법인세) 과세 구간을 나눠 최고 과세 구간의 세율이 올라도 중견·중소기업은 부담이 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법인세 정상화 문제는 사실상 당론(黨論)"이라고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도 법인세를 더 걷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지난 총선 때 과세표준 500억원 기업에 현재 22%인 법인세율을 2009년 이전인 25%로 원상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대기업 법인세 비과세 감면 축소와 사내 유보금 과세 강화도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우리나라 법인세의 문제점은 실효세율이 적정하게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야당 내에서는 법인세율 인상과 공제 감면 축소 가운데 어떤 정책을 먼저 추진할지를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야권에서는 올해를 넘기면 내년에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돼 증세 논의를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기고자 : 박수찬 김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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