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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가 25일 첫 방영했다. 류준열과 황정음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 역으로 크게 사랑받았던 류준열이 4개월 만에 다시 나선 복귀작이다. 관심은 류준열에게 쏠린다. 과연 그가 '응답의 저주'를 깰 수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응답의 저주'는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로 단숨에 스타가 된 배우들이 거의 예외 없이 차기작 흥행에 실패한 데서 생긴 말이다. '1997' 주인공 정은지는 KBS '트로트의 연인' '발칙하게 고고' 주연으로 나섰으나 시청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서인국이 주인공을 맡은 KBS '왕의 얼굴' '너를 기억해'도 한 자릿수 시청률로 끝났다.

'1994'의 고아라는 차기작으로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선택했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관객 수 62만명을 기록한 영화 '조선마술사'는 혹평을 받았다. 정우가 출연한 영화 '쎄시봉', 유연석의 영화 '상의원', '은밀한 유혹', '그날의 분위기' 등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연급 배우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응답' 시리즈 출연 배우들과 신원호 PD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KBS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 왕세자 역으로 복귀 예정인 '1988' 주연 박보검은 "신원호 PD가 '응답의 저주'를 이야기하면서 '너희들(출연 배우들)에게 미안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 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1988' 여주인공 혜리의 복귀작인 SBS '딴따라'에서 함께 주연을 맡은 지성은 "'응답의 저주'라는 게 있다던데 내가 꼭 풀어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능 PD 출신인 신원호 PD는 독특한 방식으로 '응답'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출연자 개개인의 원래 성격을 찾아내 예능의 캐릭터로 만들어내듯 '응답' 시리즈도 배우의 원래 성격을 기준으로 섭외하는 것. 신 PD는 한 인터뷰에서 "연기자와 캐릭터의 간극을 좁혀 연기하기 편하게 가고자 한다"고 했다.

주로 신인이나 무명, 의외의 배우를 캐스팅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연기 가이드를 주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주문한다. 배우의 진짜 성격과 진심을 담은 연기가 나오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한 지상파 PD는 "원래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갑자기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들이 차기작으로 지상파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 자리를 거머쥐면 작품 전체를 끌고 가야 하는 부담을 이기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작 '1988' 배우들은 선배들의 앞선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전략적 도전에 나섰다. 영화 '쎄시봉' 주연으로 흥행에 실패했으나 이어 '히말라야'에 명배우 황정민과 함께 출연해 성공을 거둔 정우가 좋은 예. 이를 참고 삼아 혜리와 류준열은 차기작에서 실력과 인기가 검증된 대선배 지성, 황정음과 각각 호흡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