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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24일 방송한 8회 시청률은 8.3%(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 올해 초 방송된 '치즈인더트랩'(7.2%)를 가뿐히 제치고 케이블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첫회 2.1%로 출발해 3회 3.0%, 5회 5.0%, 6회 6.1%, 8회 8.3%로 매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 예쁘고 다재다능한 동명이인(전혜빈)에게 늘 치이는 '평범녀 오해영(서현진)'의 이야기다.

결혼 하루 전 파혼당한 오해영이 우연히 무뚝뚝한 음향감독 박도경(에릭)과 한집에 살게 되면서 서로에게 빠져드는 로맨틱 코미디다. 시청률 50%를 넘기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로맨틱 코미디 '내 이름은 김삼순'(MBC·2005년)과 비견될 정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방송사는 2회 연장 방영을 확정했다. 시청자를 계속해서 울고 웃긴다고 해서 '조울증' 드라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인기의 핵심 요인은 공감과 위안이다. 주인공 오해영은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밥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졌다'는 이유로 파혼당하는 기구한 여성. 직장에서도 동명이인 '예쁜 오해영'에게 늘 밀리고 면박당하는 신세다. 잘나가는 친구와 매번 비교당하고, 뜻대로 되는 일도 없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랐던 거지, 걔(전혜빈)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되길 바라요." "별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을 거라는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백 배, 천 배 위로가 된다." 그의 독백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숱한 여성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위로한다.

직장인 박현주(34)씨는 "오해영의 대사는 마치 내 일기장을 펴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도 "'엄친딸'에게 비교당하며 스트레스 받아온 모든 여성이 공감하는 드라마" 같은 반응들이 쏟아진다. 망가짐도 불사하는 서현진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큰 몫을 해내고 있다. 2001년 아이돌 그룹 '밀크'로 데뷔한 그는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으나 뚜렷한 대표작이 없다가 이번 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은근히 챙겨주는 스타일의 남자 주인공 박도경도 매력 넘치는 캐릭터. 오해영에게 수작 부리는 짜장면 배달부를 쫓아주고, 혼자 생일을 보내는 오해영을 위해 캔맥주를 들고 나타난다. "있던 거야" "들어와 자" "약 먹고 자" 등 짧게 툭툭 내뱉는 대사가 여심을 자극한다고 해 '단문 어록'도 만들어졌다. 매일 만취해 산발을 하고 프랑스어로 술주정을 부리는 감초 같은 조연 예지원의 우스꽝스러운 연기도 중요 관전 포인트다.

정석희 TV평론가는 "서현진과 에릭이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치며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다음 월요일이 오기는 오나요?" 드라마에 푹 빠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기고자 : 양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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