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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언] 유기농 도시농업 장려해달라

    위영

    발행일 : 2016.05.27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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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시대 모든 사회주의 국가들이 넘어질 때 쿠바는 살아남았다. 자전거와 유기농 도시농법이 기여했다. 쿠바는 지금도 빈 땅은 물론이고 곳곳에 오가노포니코(폐자재를 활용한 큰 화분)를 만들어 식물을 심고, 음식물 쓰레기는 땅에 묻어 유기농 거름으로 사용한다. 극단적 환경론자들은 귀향과 자급자족 외에 미래에 대처할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쿠바의 도시농법이 인류의 미래 지표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학자도 있다.

    나는 10여년 동안 건물 앞 골목길에 화분을 한 줄로 놓고 식물을 기르고 있다. 고추·토마토·두벌콩·녹두, 그리고 봉선화·분꽃·맨드라미·나팔꽃·채송화 등이다. 목화도 매년 심는데, 지나가는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이게 무슨 꽃이야?" 엄마가 대답을 못하면 내가 답해준다. "응, 그게 목화란다."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신기해한다. "아, 목화 꽃이 이렇게 예쁜가요?" 어르신들도 그냥 못 지나가신다. 목화 열매를 보며 "아, 이맘때쯤 이 열매 까먹으면 정말 달콤했는데…". 단순한 도시농업을 넘어 '도시의 서정화'라고 작명까지 해가며 재배했다.

    그런데 며칠 전 어떤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나갔더니 화분들이 도로를 점유해 민원이 제기됐다며 사흘 안에 치우라는 것이다. 정리 후 사진을 민원인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단다. "여기가 '꽃의 도시 고양시' 아니냐"고 했더니 "내가 봐도 보기 좋고 남에게 아무 피해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민원은 법대로 처리한다"고 했다. 법 앞에서 어찌하겠는가. 자라나기 시작하는 순들을 뿌리째 뽑고, 지난해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파리가 없는 틈을 타서 음식물과 흙을 섞어 만든 유기농 거름과 혼합된 부드러운 흙을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삭막한 도시인의 눈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해줄 식물들과 오가노포니코가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고양시의 슬로건은 '친환경 초록평화의 도시'이다. 유기농 화분을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곳이 친환경 도시일까. 쿠바처럼 유기농 도시농업을 장려해달라. 적어도 골목길 화분 정도는 허용해야 옳은 것 아닐까.

    위영·경기 고양시
    기고자 : 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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